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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阿 소말릴란드 국가로 첫 승인… 트럼프 “그런 나라 아는 사람 있나” 제동[지금, 여기]

입력 | 2025-12-29 04:30:00

34년전 소말리아서 분리 독립 선언
아덴만 연안의 인구 500만 소국
이스라엘, 후티 반군 감시-대응 노려
사우디 등 “평화 악영향”… 美도 반대




이스라엘이 세계 최초로 아프리카의 미승인 국가인 소말릴란드와 수교를 맺으면서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거주 팔레스타인 주민의 강제 이주 대상지 및 친이란 무장단체인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 대응 인프라 설치 지역으로 소말릴란드를 거론하고 있어서다. 또 아프리카에서 다른 분리·독립 움직임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26일 소말릴란드와 대사 임명과 양국 대사관 개설을 담은 수교 협정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소말릴란드는 세계 해상 물류의 핵심 통로 중 하나로 홍해와 이어지는 아덴만 연안에 있다. 이스라엘은 이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후티 반군의 공격을 꾸준히 받아 왔는데, 소말릴란드에 정보·군사 인프라를 구축한 뒤 후티와 이란의 움직임을 감시, 대응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소말리아 북서부 지역에 있는 소말릴란드는 1991년 소말리아로부터 분리 독립을 선언한 뒤 34년간 독자 통화·여권·군대를 운영해 왔다. 약 17만7000km²의 영토에 500만 명이 거주하며 수차례 자체 선거를 치렀지만, 국제사회로부터 국가로 승인을 받지 못했다. 아프리카연합(AU)이 제2차 세계대전 뒤 서구 열강으로부터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거 독립한 뒤 정해진 국경선 유지를 사실상의 불문율로 삼아 왔기 때문이다. 이날 이스라엘의 소말릴란드 국가 승인에 소말리아 정부는 즉각 “주권에 대한 고의적인 공격이자 영토 강탈 행위”라고 규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이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등도 반발했다. 이들 이슬람권 국가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는 국제 평화와 안보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소말릴란드가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의 강제이주 대상지로 거론된 것을 우려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스라엘과 수교한 아랍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는 규탄 성명에 동참하지 않았다.

미국 국무부는 소말릴란드가 소말리아에 속한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밝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 “소말릴란드를 아는 사람이 있느냐”며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유럽연합(EU)도 소말리아의 주권을 재확인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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