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르스크=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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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와의 전쟁 발발 후 동부 전선의 주요 격전지이며 동시에 거점으로 꼽힌 도네츠크주 시베르스크에서 철수했다고 23일 밝혔다. 현재 러시아는 도네츠크주의 약 85~90%를 점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시베르스크에서 퇴각함에 따라 도네츠크주 전체를 러시아가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전력 열세를 인정하고 도네츠크주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24일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주에서 철수하고 이 곳을 비무장 자유경제구역(FEZ)로 전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도 23일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장병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해 시베르스크에서 철수했다”고 시인했다. 또 “러시아군은 병력과 장비 측면에서 상당한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적극적인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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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르스크 퇴각은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 타결에서 난항을 겪는 우크라이나의 입지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반드시 도네츠크주 전체를 러시아 영토로 만들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나아가, 러시아는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친 지역)를 모두 장악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해 왔다.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 또한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3일 러시아의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공습으로 중부 지토미르에서 4세 어린이가 숨졌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서부 지역에서도 각각 최소 1명씩 사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X에 “사람들이 그저 가족과 함께 안전하게 보내고 싶은 성탄절을 앞두고 감행된 공격”이라며 국제사회가 러시아를 더욱 규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 20개 항목으로 구성된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 초안을 공개하며 도네츠크주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시아가 받아들이면 종전 협상의 타결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