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한국 시간) 브라질 공군 산하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민간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의 첫 상업 발사체 한빛-나노(HANBIT-Nano)가 발사됐으나 폭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빛-나노는 이륙 후 약 1분이 지날 때까지는 비행을 진행했으나 우주로 솟구치는 과정에서 비행 중 예기치 못한 현상이 감지됐다는 안내가 송출됐다. 사진=이노스페이스 유튜브 캡쳐)
이노스페이스는 한빛-나노가 22일 오후 10시 13분(현지 시각·한국 시간 23일 오전 10시 13분)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이륙 30초 후 기체 이상 감지 후 안전한 구역으로 낙하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안전이 확보된 구역 내 지면과 충돌하면서 인명이나 추가적인 피해 징후는 없다고 전했다. 현재 발사 중단 원인을 분석 중이며 확보한 데이터 분석 결과는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한빛-나노가 발사에 실패하면서 이노스페이스 주가는 하루 새 28.6%가 떨어졌다.
이에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이번 발사가 계획한 최종 결과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본 미션을 통해 실제 비행 환경에서만 확보할 수 있는 비행·추진·운용 데이터가 성공적으로 수집됐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성과”라며 “이번 발사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술적 보완과 추가 검증을 신속히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1~6월) 중 다시 상업 발사에 도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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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번 발사 실패가 아쉽지만 국내 민간 주도 우주 산업이 한 발 나아갈 수 있는 기회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국가 주도의 대형 발사체 발사에만 집중돼 있었던 우주 생태계를 좀 더 확장하고, 민간 우주 수송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한빛-나노의 경우 길이는 21.8m로 누리호의 절반 정도의 크기로, 1단 엔진 추력은 25t이다. 대형 발사체에 비해 작고 추력은 약하지만 소형 위성이 고도 300km 수준의 지구저궤도에 도달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가성비’ 발사에 적합하다.
우주 부품 업체의 한 관계자는 “누리호와 같은 대형 발사체는 한 번에 큰 일감이 들어오는 반면 자주 발사가 어렵다”며 “한빛-나노와 같은 소형 발사체를 자주 발사하는 것이 우주 산업 생태계 구축에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