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동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통일교 특검 의제를 두고 논의할 예정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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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2일 통일교가 여야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의혹에 대해 특검을 하자는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주만 해도 야당의 특검 주장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완강하게 거부했던 여당이 “여야 정치인 예외 없이 특검을 할 것을 제안한다”며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고, 대통령실도 “여야, 지위 고하와 관계없이 전방위적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통일교의 정교 유착 의혹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연결 고리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통일교는 2022년 대선 직전 ‘윤핵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건네며 윤석열 후보를 위해 써 달라고 했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뒤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자신들의 이권사업을 청탁하려는 목적으로 김건희 여사에게 수천만 원대 목걸이와 가방 등을 건넨 정황이 드러났다.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은 현 야권에 그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부터 민주당 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이 김건희 특검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한일 해저터널 청탁 등을 위해 민주당 전재수 의원에게 2018년 현금 2000만 원과 1000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임종성 전 의원에게는 2020년 3000만 원을 건넨 혐의 등으로 수사 대상이 됐다. 이것만 봐도 통일교가 윤석열, 문재인 정부를 가리지 않고 권력을 쥔 집권세력 곳곳에 줄을 대고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여야 합의를 통해 여야 모두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새 특검이 의혹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끝까지 파헤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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