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악화 속 美의 베네수발 유조선 나포로 설상가상 베네수로부터 석유 얻고 대신 인력 수출하는 관계
미군이 1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유조선 나포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팸 본디 법무장관실 제공)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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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베네수엘라 원유 운송 봉쇄가 쿠바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미 미국의 경제 봉쇄로 식량 부족, 정전, 대규모 인구 유출로 고통받던 쿠바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제공해 온 값싼 석유마저 끊길 위기에 처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이 중단되면 쿠바 경제는 사실상 붕괴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베네수엘라산 원유 20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 스키퍼 호는 쿠바로 향하던 중 나포됐다. 이런 조치가 카리브해 군사력 증강과 폭격 위협까지 더해 쿠바에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지난 10일 스키퍼 호, 지난 20일 센추리스 호를 차례로 나포한 데 이어 21일에는 세 번째 유조선 벨라 1호를 추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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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가졌지만, 그에 너무 의존해 다른 산업과 전문 인력 양성이 이뤄지지 않았던 반면 쿠바는 교육과 의료에 국가적 투자를 집중해 전문 인력이 풍부하다. 그래서 한쪽은 석유를 주고 한쪽은 인적 자원을 주는 상호의존적 관계가 형성됐다.
현재는 3만 배럴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전 대통령이 집권한 1999년 이후 하루 10만 배럴의 석유를 쿠바에 제공하며 쿠바 경제를 지탱했다. 마두로는 젊은 시절 쿠바에서 훈련받았던 인물로, 쿠바 정보기관은 여전히 베네수엘라에 남아 마두로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쿠바는 1959년 혁명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사회권리관측소 조사에 따르면 주민의 90%가 극심한 빈곤 속에 살고 있으며, 70%는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 정전은 하루 18시간 이상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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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2018년 이후 15% 축소됐고 누적 인플레이션은 450%에 달한다. 페소 가치는 폭락해 2020년 약 30페소였던 것이 현재는 암시장에서 달러당 450페소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원유 공급이 더 줄면 “상황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현재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쿠바 수입량의 40%를 차지하며 발전소와 교통, 민간경제에 필수적이다. 이런 이유로 쿠바 정부는 미국의 군사력에 맞설 수 없지만 유조선 압류를 “해적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상황에도 베네수엘라에서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쿠바의 안보 체계다. 쿠바 정보기관은 반란을 진압하고 쿠데타 모의를 적발하는 선봉에 서고 있다고 베네수엘라와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말했다. 망명 중인 한 전 베네수엘라 장관은 “마두로 정권 아래에서 쿠바 정보기관은 더욱 강력해졌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