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관리비서관으로서 대통령 관저 이전 업무를 총괄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이 17일 구속됐다. 이 전 차관은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관저 이전·증축 공사를 부당하게 수주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관저 공사 의혹의 핵심은 증축 공사에 필요한 종합건설 면허도 없는 영세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어떻게 이 공사를 맡게 됐느냐는 것이다.
21그램 대표 김모 씨는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를 후원하고,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의 설계, 시공을 맡은 적이 있다. 두 사람은 대학원 동기이기도 하다. 이런 인연 때문에 이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따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시민단체가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 핵심 이유도 김 여사가 업체 선정 과정에 개입했는지 밝혀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감사원이 내놓은 감사 결과는 아무 알맹이도 없었다. 김 전 차관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호처 등에서 업체를 추천받았지만 누가 추천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자 선정 과정에서의 특혜 여부에 대해 더 이상 감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김 여사에 대해선 ‘감사 과정에서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며 서면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당시 최재해 감사원장은 국회에서 “누가 (21그램을) 추천했는지는 감사의 키포인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감사원이 처음부터 김 여사를 조사할 생각조차 없이 의혹을 덮는 데 급급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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