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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고위간부, 김규환과 통화하며 “돈 드린 적 없다”

입력 | 2025-12-17 21:13:00

3000만원 수수 의혹 불거진 뒤 통화
“윤영호가 인연 있는 사람 다 부는 듯”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2025.12.15/뉴스1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통일교 고위 간부가 김 전 의원과의 통화에서 “(김 전 의원에) 돈을 준 적이 없다”고 말한 대화 내용이 포착됐다. 김 전 의원 측은 “통일교 고위 간부는 딱 1명 아는데 그 사람 포함 불법적인 돈은 일체 받은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이 대화를 나눈 시점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여야 정치권 접촉 의혹이 불거진 뒤라 말맞추기를 시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12일 통일교 고위 관계자 A 씨는 김 전 의원과 통화를 하며 “저는 김(규환) 의원님께 (돈을) 드린 적이 없으니까”, “(김 전 의원이) 돈을 받은 적도 없고, 돈을 내가 (김 전 의원에) 갖고 간 적도 없다” 등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의 통화는 김 전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3000만 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이뤄졌다.

이후 김 전 의원이 A 씨에게 “윤영호 씨라는 사람이 혼자 그냥 이야기하는 거냐”라고 묻자 A 씨는 “혼자 그렇게 하는 것 같다. 자기가 뭔가 주려고 했던 사람들이 있는데 김 전 의원은 받지 않았으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이 “근데 왜 자꾸 이런 얘기가 나오냐”고 묻자 A 씨는 “(윤영호가) 인연 있던 사람들 다 불어대는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수사본부에서 저를 부르면 가서 잘 이야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서울본부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2025.12.15/뉴스1

김 전 의원 측은 “통일교 고위 간부 중에선 A 씨 말고는 아는 사람이 없다”며 “합법적인 강의료 빼고는 통일교에서 불법적인 돈을 일체 받은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 측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2020년 6~12월까지 강의료 명목으로 통일교 산하 재단에서 900만 원을 받았다.

동아일보는 A 씨에게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A 씨는 받지 않았다. 김 전 의원은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통일교로부터 3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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