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햇빛연금’ 담당 장희웅 국장 “대통령이 신안 사정 잘 알고 계신 듯”
장희웅 전남 신안군 신재생에너지국장. 신안군 제공
1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칭찬을 받아 화제가 된 장희웅 전남 신안군 신재생에너지국장(52·사진)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무회의가 끝난 뒤 기후환경에너지부 담당 과장이 전화를 걸어와 깜짝 놀랐다”며 “대통령께서 시골의 공무원을 공개적으로 칭찬해 주시니 과분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제54회 국무회의에서 신안군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모범 사례로 평가하며 “신안군의 담당 국장이 엄청 똑똑한 것 같다”며 “데려다 쓰든지 하는 것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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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국장은 “햇빛연금은 박우량 전 군수가 낸 아이디어”라며 “햇빛의 주인은 바로 섬 주민인데, 발전사업자만 이익을 챙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신안군에서 햇빛연금을 받으려면 신재생에너지 주민협동조합에 1만 원을 내고 가입하면 된다. 조합원이 되면 1인당 연간 최대 600만 원을 상한으로 햇빛연금을 받을 수 있다. 안좌도와 자라도의 경우 거리별로 연간 1인당 최대 272만 원의 햇빛연금을 받고 있으며, 3인 가구 기준으로는 연간 816만 원에 달한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지급된 햇빛연금의 누적액은 220억 원이다.
전남 신안군 안좌면 자라도 태양광 집적화 단지. 주민들이 태양광 발전 특수목적법인(SPC)에 투자자로 참여해 발전 수익 일부를 연 4차례 ‘햇빛연금’ 형태로 지급받고 있다. 동아일보DB
그는 “대통령의 말씀처럼 전국의 군은 대부분 인구소멸 위험 지역인데, 신안군은 햇빛연금 덕분에 인구가 몇 년째 늘고 있다”며 “인구 3만여 명 규모의 전남 서남권 소도시가 전국의 벤치마크 모델로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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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국장은 “2018년부터 신재생에너지 업무를 담당하며 언론에 이름이 언급된 적은 있었지만 대통령을 직접 만난 적은 없다”며 “대통령께서 대선 후보 시절 기본소득의 한 개념으로 햇빛연금을 공약으로 내걸고 신안군 모델을 전국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만큼, 신안군 사정을 잘 알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데려다 쓰라’는 말씀을 하셨지만, 저보다 훌륭한 분들이 많다”며 “고향에서 햇빛과 바람연금을 꽃피우는 게 제 역할인 것 같다”고 웃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