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갈등에 군사·경제 긴장 고조 의회 답변중 이례적 ‘반성’ 언급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올해의 신어·유행어’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아 트로피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그는 총리 당선 시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계속 일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는데 이것이 올해의 유행어로 선정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본인의 의지를 강조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과로를 부추기거나 장시간 노동을 미덕으로 여기라는 뜻은 전혀 없었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2025.12.04. 도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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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격화한 것과 관련해 “이전 정부 입장을 넘은 것으로 인식된 것을 반성할 점으로 삼아 국회 논의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최근 중-일 갈등 격화에 중국이 경제, 무역, 군사 등 전방위 압박을 해오자 한 발 물러서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16일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무소속 히로타 하지메 의원의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히로타 의원은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이 정부 답변 자료에 없었다면서 다카이치 총리에게 발언 경위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7일 현직 일본 총리 최초로 “대만 유사시 자위대의 ‘집단 자위권’을 행사해 대만을 돕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대만 문제는 중국이 ‘레드라인’으로 밝힌만큼 중국의 반발이 충분히 예상된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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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가 언급한 존립위기 사태는 ‘일본의 동맹국 등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해 일본의 존립이 위협당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2015년 개정된 안보관련법에 따라 일본은 직접 공격 받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위대가 동맹국 등을 지원할 수 있는 집단자위권을 발동할 수 있다.
ⓒ뉴시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발언’으로 촉발된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경제, 문화, 국방 분야까지 치달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일본 당국자는 중국이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희토류 수출 허가 절차를 평소보다 지연시킨 것을 두고 “중국이 희토류를 이용해 일본을 흔들려는 모습”이라고 봤다. 중국에서 일본 유학, 일본 여행을 자제하려는 분위기, 일본 영화 상영 무기한 연기 등도 다카이치 총리 발언의 영향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이 최근 전투기와 항공모함을 동원해 일본 인근 바다와 하늘에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는 해석도 나왔다. 일본 언론은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가 9일 일본 도쿄 방면으로 향하는 ‘이례적 루트’로 공동 비행한 데 대해 “도쿄를 폭격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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