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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청년들 혼인·출산 미룬다…“높은 주거·생활비 탓”

입력 | 2025-12-16 16:36:00

결혼적령기 미혼 비율, 지방보다 크게 높아




지난 7월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추계 웨덱스 웨딩 박람회에서 예비 부부들이 전시된 드레스를 살펴보고 있다. 2025.7.6 뉴스1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일수록 높은 생활비 부담에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출산 후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우 둘째, 셋째 자녀를 낳는 비중이 더 높았다.

16일 국가데이터처는 이 같은 내용의 ‘2015~2023년 인구동태패널통계 개발 결과’를 발표했다. 1983~1995년생을 대상으로 경제·사회적 요인이 혼인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관찰한 통계로 올해 처음 발표됐다.

최근 혼인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였던 남자 32세, 여자 31세를 대상으로 혼인·출산 변화 비율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 수도권에 사는 청년들은 혼인과 출산을 미루는 경향을 보였다. 2020년 32세였던 1988년생 남성의 경우 수도권 거주자 10명 중 7명(69.1%)이 미혼 상태였다. 미출산 비율도 84.5%로 유일하게 80%를 넘어섰다.

같은 시기 수도권에 사는 1989년생 여성(31세) 역시 미혼 비율이 58.0%로 충청권(44.1%), 대경권(48.5%) 등 다른 지역을 크게 웃돌았다. 미출산 비율은 77.0%에 달했다. 다른 지역이 60%대에 머문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은 3년 후 결혼을 선택하거나 자녀를 낳는 비율도 가장 낮았다.

상대적으로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가 수도권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기획과장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이 혼인과 출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구학계의 ‘수도권 페널티’가 실제 통계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소득 수준과 거주안정성이 높을수록 혼인과 출산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았다. 소득이 평균을 넘어서는 경우 평균 이하보다 3년 후 결혼이나 출산 상태로 더 많이 이동했다. 주택 소유 여부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주택을 소유한 1988년생 남성 중 2020년에는 자녀가 없었지만 3년 후 자녀를 낳은 비중은 26.5%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출산을 선택한 주택 미소유자는 12.5%에 불과했다.

육아휴직은 자녀를 더 낳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5~2020년 첫 자녀를 출산한 상시근로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 중 3년 후 다자녀 비율은 46.4%로, 미사용자(39.9%)보다 높았다. 여성 역시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우(39.2%) 그렇지 않을 때(30.1%)보다 자녀를 더 낳는 양상을 보였다. 거주지, 소득, 기업 규모 등 다른 요인으로 비교해도 육아휴직 사용자의 다자녀 비율이 미사용자보다 더 높았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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