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운동가이자 반중 언론인 지미 라이의 건강이 수감 생활로 크게 나빠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지미 라이가 2020년 7월 1일 홍콩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홍콩=AP/뉴시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법원은 라이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2건, 선동적 출판물 발행 공모 혐의 1건을 모두 유죄라고 판결했다. 주심 에스더 토 판사는 855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여러 증거를 볼 때 라이의 유일한 목적은 중국공산당의 몰락”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당국은 2019년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곧바로 이송할 수 있는 ‘송환법(범죄인 인도법)’을 도입하려다 거센 반중 시위에 직면했다. 결국 이 법의 도입은 취소했지만, 2020년 6월 반중 활동에 최대 무기징역이 가능한 국가보안법을 도입해 민주화 운동을 대대적으로 탄압했다. 라이 창업자는 국가보안법 도입 두 달 뒤인 같은 해 8월 체포됐고 외국 세력과 공모해 선동 자료를 출판한 혐의, 불법 집회 주도 혐의 등으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국가보안법 위반에 관해서는 지난해 11월 첫 공판이 열렸고 이날 유죄 판결이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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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 운동가이자 반중 언론인 지미 라이의 건강이 수감 생활로 크게 나빠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홍콩 활동가들과 지지자들이 지난 8월 2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지미 라이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한 모습. 2025.12.05. [타이베이=AP/뉴시스]
라이의 거취는 미중 갈등의 주요 의제로다 다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 10월 부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가진 미중 정상회담 때 라이의 석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의 자녀들은 4일 AFP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고령에 당뇨병을 앓는 아버지가 폭염 속에 에어컨도 없는 독방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당국의 방치로 치아가 썩고 손톱이 빠지고 있다”고 규탄했다.
한편 홍콩 최대 야당이던 홍콩 민주당은 14일 임시총회에서 당 해산안을 가결했다. 1994년 창당 후 보통선거를 주장하며 민주 세력을 대표했지만, 중국 당국의 압박 속에 결국 해산하게 된 것이다. 당 지도부는 해산 결정과 관련해 “중국 당국자로부터 당을 해산하지 않을 경우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