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환일 창신INC 회장이 부산 사하구 다대동 사무실에 마련한 피트니스 도구에서 턱걸이를 하고 있다. 1980년부터 달리기를 시작한 정 회장은 2013년 뇌동맥류 진단을 받은 뒤 근육운동으로 전환해 턱걸이를 한때 한 번에 33개까지 하는 등 건강한 노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부산=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의사가 혈액이 너무 빨리 돌면 뇌혈관이 터질 수 있으니까 달리지 말라고 했죠. 난감했지만 운동을 멈출 수는 없었어요. 등산을 시작했고, 매일 집(부산 해운대) 근처 동백섬 꼭대기까지 7번을 오르내렸습니다. 그리고 그때쯤 허리가 아파 병원에 갔더니 척추협착증이 있다고 해서 수술 대신 등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시작했죠. 피트니스센터 트레이너가 다른 운동도 좋지만 턱걸이가 허리 협착증에 좋다고 해서 턱걸이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정 회장은 매일 새벽 동백섬을 1시간 걷고, 오전에는 사무실에 갖춰 놓은 피트니스 시설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1시간 이상 하며 건강을 다지고 있다. 근육운동은 2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상체운동은 턱걸이와 팔굽혀펴기, 하체운동은 스쾃과 런지를 주로 한다. 전신운동으로 플랭크와 실내 조정 및 자전거 타기를 하고 있다. 상하체를 번갈아 주 3일씩 한다. 정 회장이 가장 중요시하는 운동은 턱걸이와 팔굽혀펴기다. 각 15회씩 4회 한다. 그는 “턱걸이를 하면 어깨 및 팔 근육은 물론이고 척주기립근이 좋아진다. 자세가 반듯해졌고 허리 통증도 없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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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나이키 한국 법인 ‘한국인 1호 사원’으로 입사한 정 회장은 선수 출신이 많은 미국인 사원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운동을 접했다. 1980년부터 달렸다. 그는 “나를 뽑은 미국인 사장이 1마일(약 1.6km)을 4분에 달리는 사람이었다. 그들의 삶 속에는 운동이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었다”고 했다. 즐기던 술과 담배도 줄이게 됐다.
매일 달렸다. 정 회장이 달리며 10km 등 단축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자 주위에서 “이왕 하는 김에 풀코스를 완주하라”고 했다. 그는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마라톤에 나가라며 풀코스에 참가 신청을 해 놓고 연습하면서 주위에 소문을 많이 내라고 내게 조언했다. 그래야 완주할 수 있다는 거였다”라고 회상했다. 주당 40∼50km를 달렸다. 1994년 12월, 3시간 51분에 호놀룰루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너무 달리다 보니 1998년 오른쪽 무릎 연골을 다쳤어요. 회사 지인들이 본사가 있는 미국 오리건주 무릎 전문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받으라고 했죠. 국내 병원에서는 이제 마라톤은 절대 안 된다고 했는데 미국에서 수술받고 8개월 만에 풀코스를 다시 완주했어요.”
1999년 3월 열린 제70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다시 3시간 51분에 풀코스를 완주했다. 그 뒤 풀코스 참가는 멈추고 매일 달리며 하프코스에만 출전했다. 그러다가 뇌동맥류 판정을 받고 달리기를 멈추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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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의 일정한 루틴이 신체 및 정신 건강을 지켜 주고 있습니다. 오후 8시 30분에 잠자리에 들고 오전 3시 30분에 일어납니다. 그리고 걷기와 근육 운동으로 하루를 보내죠. 이렇게 건강을 지키는 것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불가피하게 운동을 못 하는 날은 하루 종일 찜찜합니다.”
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