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기대감에 귀금속 수요 늘고 AI 반도체-전기차 등엔 필수 소재로 “일단 쟁여놓고 보자” 투자 심리 자극 국제결제은행 “거품 징후” 과열 경고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실버바를 내보이고 있다. 2025.9.2 뉴스1
9일(현지 시간)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은 현물 가격은 전날 대비 4.5% 오른 트로이온스당 60.8달러에 거래됐다. 은 가격이 역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당 60달러의 벽을 넘긴 것이다. 금융 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 집계 기준으로 지난해 말 트로이온스당 28.9달러였던 은 가격은 올해 들어 110.2%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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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다가 세계 2위의 은 투자국인 인도의 중앙은행이 최근 은 담보 대출을 공식 허용하면서 투자 수요를 한층 자극했다. 미국 정부가 핵심 광물로 지정한 은에 조만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은을 쟁여 두려는 수요가 늘었다.
하지만 올해 세계 광산에서 생산되는 은은 8억1300만 트로이온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연간 생산량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다.
은 가격 상승세는 한동안 막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지난달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은 가격은 조만간 70달러에 도달하고 2026년에는 2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은 더 많은 금, 은,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살 때고 이 중 은이 가장 좋고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자산 시장의 가격 상승이 과열됐다는 경고도 나온다. 국제결제은행(BIS)은 8일(현지 시간) 분기 보고서를 통해 “금과 주식이 동시에 거품 영역에 진입한 것은 50년 만에 처음”이라며 “금과 미국 주식 모두 투기적 흥분과 밸류에이션 급등 등 거품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마이크 맥글론도 “(은 가격 상승세가) 다소 불안하다”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가격이 온스당 75달러까지 오르거나 40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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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