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3회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09.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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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9일 국무회의에서 종교단체의 위법 행위를 거론하며 “사단법인이든 재단법인이든 헌법과 법률에 반하는 지탄받을 행위를 하면 해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일주일 전 국무회의에서도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고 조직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종교단체의 해산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특정 종교단체를 지목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특검의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통일교를 우선적으로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일각에서는 통일교뿐만 아니라 폭력 사태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는 극우 종교단체 등도 함께 겨냥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일교의 경우 한학자 총재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윤핵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통일교의 각종 숙원 사업을 청탁하려 김건희 여사에게 수천만 원대 목걸이와 가방을 건넨 혐의도 있다. 그 핵심 인물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특검과 법정 진술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 2명에게 금품 수천만 원을 건네는 등 여러 방식으로 민주당 정치인 15명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수사와 재판을 통해 사실관계가 가려져야 하겠지만 종교단체가 이권을 얻기 위해 금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통령 가족과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정교 유착의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조원철 법제처장은 이날 대통령에게 법인이 설립 허가 조건을 위반해 공익을 해치면 정부가 법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민법 38조를 적용해 위법 행위를 한 종교단체를 해산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부는 이 법을 근거로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해산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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