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의제와는 상관없이 진행되자 본회의를 정회시켰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장실에 항의 방문을 하였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날 충돌은 나 의원 등장부터 시작됐다. 나 의원은 본회의에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필리버스터를 위해 단상에 올랐다. 하지만 나 의원은 통상 의원들이 국회의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하는 목례를 하지 않았다. 우 의장이 “인사 안 하느냐”고 묻자 나 의원은 필리버스터 자료 등을 보면서 “조금 이따가 말하겠다”고만 했다. 우 의장은 “인사하라는 법은 없다. 인사 안하는 건 자유인데 인사 안하고 올라오는 사람의 인격에 관한 문제이고 국회의장에게 인사하는 건 국민에게 인사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나 의원 인격을 우리 국민들이 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의제와는 상관없이 진행되자 본회의를 정회시켰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장실에 항의 방문을 하였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우 의장은 “이거는 의사진행을 방해하려고 나온 것”이라며 “제가 아주 의회주의자라서 본회의 안에서 마이크를 끈다거나 이런 일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다. 그런데 올라오면서부터 아예 의장에 대해서 무시하는 태도였기 때문에 이렇게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의도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할 목적으로 올라왔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가맹사업법 의제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하면 마이크를 켜드리고 다른 이야기를 하면 그건 곤란하다. 국회법에 그렇게 돼 있다”고 했다. 우 의장은 “안 좋은 역사는 지금 나 의원께서 만드시는 것”이라며 “국회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 없지 않느냐”고 따져물었다.
광고 로드중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충돌하고 있다. 2025.12.9 뉴스1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본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국회역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장이 국회의원의 발언을 방해하고 마이크를 꺼버리는 있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국회의장의 독단적인 본회의 진행이자 법률 규정 무시한 의장의 폭거”라고 비판했다. 이어 “무제한 토론이 진행되는 본회의의 의사진행 방해하는 사람은 우 의장”이라며 “의장이야말로 국회선진화법 위반을 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깊이 개탄하지 않을 수 없고 국회법에 대한 정확한 해석, 국회 관행 등을 의장부터 존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한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다 등을 돌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다. 2025.12.9 뉴스1
국민의힘은 2016년 민주당 김경협 의원의 사례까지 꺼냈다. 국민의힘은 이날 “2016년 제340회(임시회) 제7차 국회본회의 무제한토론 당시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민주당 김경협 의원의 의제 외 발언 관련 1964년 김대중 의원의 필리버스터 사례 등을 소개하면서 발언을 허용한 선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석현 전 부의장은 당시 “어떤 것이 의제 내이고 어떤 것이 의제 외인지를 구체적으로 식별하는 그러한 규칙이나 법 조항은 또 없다”며 “그래서 우리 생각에 의제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는 부분뿐만 아니라 의제와 간접적인 관련성을 갖는 부분까지도 확대해서 생각을 해야 된다”고 했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