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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부터 잡았다”…日 강진에 관광객들 보인 뜻밖의 행동 (영상)

입력 | 2025-12-10 06:30:00

일본 아오모리현 동쪽 해역에서 규모 7.5 강진이 발생해 도쿄까지 흔들림이 감지됐다. SNS에는 관광객·주민들이 겪은 긴박한 순간과 붕괴 현장이 잇따라 공유됐다. 스레드·X 갈무리


일본 아오모리현 동쪽 해역에서 8일 밤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하며 일본 열도가 공포에 휩싸였다. 아오모리현 하치노헤시는 계측 이래 처음으로 최대 진도 6강의 흔들림을 기록했고,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도쿄에서도 10초 넘는 진동이 감지될 정도로 충격이 컸다.

9일 엑스(X·옛 트위터)와 스레드를 중심으로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사진이 빠르게 공유되며 일본 전역의 혼란상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일상의 공간들이 무너져 내리고, 관광객과 주민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급박한 순간을 견디는 모습이 속속 포착됐다.

● 관광 숙소부터 가정집까지…SNS에 쏟아진 ‘지진 순간’

대만 관광객들이 쓰러지는 TV를 안간힘을 다해 붙잡고 있다. 스레드 @uruuyul

한 일본식 숙소에서는 대만 관광객들이 극심한 흔들림 속에서도 객실 비품인 TV가 넘어지지 않도록 두 손으로 붙잡고 버티는 모습이 찍혔다. 영상을 올린 작성자는 “자기 안전이 더 중요할 순간인데도 TV를 지키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다행히 인명 피해가 없었다고 전했다.

가정집의 물건이 모두 휘날려 바닥이 엉망진창이 됐다. 넘어진 물건 중에는 꼬치 등 날카로운 물건이 섞여있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됐다. 스레드 @yasuko.1665

일반 가정집의 피해도 속출했다. 고양이를 키운 한 주민은 장식장에서 이쑤시개와 그릇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바닥이 산산조각 난 사진을 올리며 “고양이는 무사하지만 집은 엉망진창이 됐다”고 말했다. 일상적 공간이 한순간에 무너진 충격이 그대로 드러났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장식해 둔 트리와 포스터가 좌우로 강하게 흔들리고 있다. TV도 쓰러질듯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스레드 @ichiro.i

연말 분위기를 담고 있던 크리스마스트리와 벽걸이 액자도 강한 흔들림으로 앞뒤로 요동쳤고, 지진 재난 방송을 틀어놓은 TV 역시 넘어질 듯 흔들리는 모습이 영상에 잡혔다.

● CCTV에 찍힌 파편과 넘쳐흐르는 어항…상점 피해도 커

강진에 벽에 기대어 있는 벽시계가 힘없이 쓰러진다. 스레드 @ichiro.i

한 누리꾼이 공개한 CCTV에는 벽에 기대 걸려 있던 벽시계가 지진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순간이 담겼다. 파편이 사방으로 튀는 모습에서 당시의 충격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강진에 어항의 물이 넘실거리고 있다. 안에 있는 물고기들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여기저기 휩쓸려 가고 있다. X @not_Rrider

어항 속 물도 크게 요동쳤다. 강한 진동에 물이 밖으로 넘쳐흐르자 물고기들이 거센 물살에 휩쓸려 방향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공유됐다.

가게의 물건이 모두 떨어졌다고 밝힌 한 누리꾼. 유리잔과 물병 등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스레드 @burlesque_miyuki

상점의 피해도 적지 않았다. 고급 술을 진열한 한 주점에서는 진열대가 무너지며 병들이 바닥에 쏟아져 유리 파편으로 가게가 뒤덮였다. 업주는 “지진… 가게… 와장창(ガチャガチャ)”이라는 짧은 글만 남기며 절망감을 전했다.

지진 직후 일본의 편의점 체인 ‘로손’ 매장의 모습. 여기저기 과자가 떨어져 복도 가운데에 널부러져 있다. 스레드 @pukkyu_1578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누리꾼은 “화장실에 있다가 지진을 겪었다”며 “상품들이 쏟아져 엉망이 됐지만 사람은 다치지 않았다. 내일 청소가 걱정될 뿐”이라며 허탈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축사에 있는 젖소들이 지진이 일어나자 화들짝 놀라며 일어나고 있다. X @makibao_furico

동물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축사 CCTV에는 잠을 청하던 젖소들이 새벽녘 갑작스러운 땅 울림과 진동에 놀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다.

● 취임 첫 재난 시험대 오른 일본 정부…여진에 긴장 지속

다카이치 총리는 지진 발생 직후 관저에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인명 피해 최소화에 전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지진 직후 일본 기상청은 홋카이도와 이와테현 등 태평양 연안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으나, 9일 오전 6시 20분을 기해 모든 주의보를 해제했다. 

그러나 규모 6.4의 강한 여진이 연이어 발생하는 등 긴장감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홋카이도·산리쿠 해역 후발지진 주의 정보’를 발표하며 추가 지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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