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욱 대신증권 책임연구위원
CPO는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속도와 전력 효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학 부품을 전자 칩과 하나의 패키지 안에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광트랜시버 내부에서 광 신호 처리를 담당하던 디지털신호처리장치(DSP) 칩을 제거하고, 실리콘 포토닉스 기반 광변조기(PIC)를 스위치 주문형 반도체(ASIC)와 함께 한 패키지로 통합한다. 광원은 모듈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공급하는 ELS(External Laser Source) 방식을 사용한다.
이런 복잡한 구조를 채택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지금까지 대역폭 확장은 파장 수(WDM) 증가나 광섬유 코어 수 확대를 통해 이뤄졌으나, 전기적 신호(DSP)로 처리할 수 있는 전력·발열의 한계가 도달하면서 전기 기반 인터커넥트의 물리적 병목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수준까지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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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CPO는 기존 플러그형 광모듈(pluggable) 대비 가격이 매우 높고, 패키지 안에 광소자를 통합하다 보니 미세한 광학 불량만 발생해도 스위치 혹은 서버 전체를 폐기해야 하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제조 난도 또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생태계 전반의 기술 축적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인프라의 구조적 진화는 이미 방향이 정해져 있다. 전기 기반 인터커넥트의 한계가 명확해진 만큼 GPU 성능 향상이 지속되는 한 데이터센터는 결국 CPO를 포함한 광 패키징 기반 구조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CPO 도입은 바로 그 변화의 첫 번째 본격적인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박장욱 대신증권 책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