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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최태원 만난 손정의, AI-반도체 투자 주목

입력 | 2025-12-06 01:40:00

SK,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건설 등
인프라 조성에 막대한 자금 필요
소프트뱅크 국내 산업 투자 기대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따로 만나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반도체 설비 투자를 논의했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을 위해 방한한 손 회장과 서울 모처에서 저녁 회동을 가졌다. 최 회장은 10월 손 회장의 초청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별장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투자 유치 행사에도 참석하는 등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날 회동을 두고 반도체·AI 협력 확대를 위한 ‘사전 조율 차원’의 만남으로 해석하고 있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과 만나 한국의 AI 경쟁력 강화 및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반도체 분야에서는 단순한 재무투자자(FI)를 넘어 생태계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투자자’로 평가된다. 글로벌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의 대주주이자, 글로벌 AI칩 제조사인 엔비디아의 장기 투자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오픈AI와 손잡고 약 5000억 달러(약 736조 원) 규모의 미국 AI 인프라 구축 사업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SK그룹도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앞선 10월 1일 최 회장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용 메모리 반도체 관련 공급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에서 양사 간 투자 협력 방안이 논의됐을지 주목하고 있다. SK그룹은 경기 용인에 건설 중인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서 AI데이터센터 등에 막대한 투자를 예고해 둔 상황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16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600조 원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애초 120조 원으로 예상했던 투자비가 환율 상승,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5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AI 및 반도체 분야 투자를 확대 중인 소프트뱅크가 자금 확보가 필요한 SK그룹과 접점을 찾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번 회동이 투자 논의까지 확대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민간 자본인 소프트뱅크가 국내 핵심 산업에 투자자로 참여할 경우 정책적·산업적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외 자본의 영향력이 국내 핵심 사업에서 확대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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