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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40대 두 아이 엄마, 4명에 새생명 선물하고 떠나

입력 | 2025-12-04 18:05:00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집에서 갑자기 쓰러진 40대 두 아이 엄마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에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10월 22일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에서 최경미 씨(44)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백여 명 환자의 기능적 장애 회복에 희망을 선물했다”고 4일 밝혔다.

최 씨는 지난 10월 14일 집에서 쓰러진 것을 가족들이 발견해 119에 신고하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고 말았다.

최 씨는 평소 영화나 드라마에서 기증 관련 내용이 나오면 가족들에게 기증에 대한 의사를 밝힐 만큼 기증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가족들은 이러한 최 씨의 뜻을 마지막 소원이라고 생각해 기증에 동의했다. 최 씨는 가족의 동의로 심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고, 인체조직도 함께 기증했다.

경상남도 진주시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최 씨는 학교를 졸업하고 간호 업무를 하다가 결혼 후 두 자녀를 키웠다. 활발하고 자상한 성격으로 산책과 드라이브를 좋아했고, 최근에는 꽃꽂이를 배우기 시작해 10월 말 꽃꽂이 자격증 시험을 앞두고 있었다.

남편 임지강 씨는 “경미야. 네가 너무 보고 싶은데,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힘들어. 네가 사랑으로 보살펴온 아이들을 보니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잘 키울 수 있게 하늘에서 항상 지켜봐 줘. 다음에는 우리 긴 인생으로 행복하게 잘 살자. 사랑해”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중학교 1학년인 첫째 딸은 엄마와의 이별을 마주하며 “기증받으면 우리 엄마도 다시 살 수 있는 건지, 많이 아프다면 기증을 받으면 되지 않느냐”라고 물으며 울음을 터트려 안타까움을 더했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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