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물 3.366% 등 전 구간 상승 회사채 금리도 따라 올라 비용 증가 기업들 일정 미루거나 규모 축소 만기 물량 줄이어 자금 조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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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오르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비상등’이 켜졌다. 회사채 금리의 기준점인 국고채 금리가 뛰면 회사채 금리도 같이 상승해 비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자 비용 부담 때문에 회사채 발행 규모를 축소하거나 아예 내년으로 발행 계획을 미루는 곳까지 나왔다.
3일 채권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텔레콤, KCC글라스 등은 본래 계획했던 회사채 발행 일정을 연기했다. SK텔레콤은 이달 중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2400억 원대 회사채를 발행하려다가 이를 내년 1분기(1∼3월)로 미뤘다. KCC글라스도 마찬가지로 이달 중 최대 1500억 원대의 회사채를 발행하려다가 내년 초로 일정을 연기했다.
회사채 발행 규모를 축소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기업들도 있다. 최근 HDC와 KT, SK온은 기존 계획보다 500억∼1000억 원가량 발행 규모를 줄여 회사채를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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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회사채 만기 물량이 줄줄이 대기 중이란 점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1∼6월) 회사채 만기 도래 규모는 58조214억 원으로 집계됐다. 만기에 맞춰 신규 회사채 발행을 계획 중인 기업에 높은 국고채 금리는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한 증권사 회사채 담당 임원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를 넘어 신용등급이 AA급 이상인 대기업들의 회사채 금리도 3%보다 높게 설정해야 한다”며 “내년에 각종 정부 기금 조성을 위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의 공사채 발행이 대폭 늘어날 예정이라 회사채 시장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국고채 금리 전망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한국은행이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멈출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국고채 금리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 보고 있다. 한은이 향후 기준금리 동결을 넘어 인상에 나서면 국고채 금리 상승 폭이 더 커질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가 이번 달 중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점도 세계 국채 금리 상승을 자극했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채권시장은 일본 채권 금리의 상방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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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