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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무 “韓日 대미투자 7500억달러로 우선 원전 건설”

입력 | 2025-12-04 03:00:00

美, 中과 AI 경쟁속 전력 인프라 부족
“선박도 건조” 조선도 콕 찍어 지목
트럼프, 韓日 겨냥 “우리 돈 뜯어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사진)이 한국이 미국에 현금으로 투자하기로 한 2000억 달러(약 294조 원)의 투자처와 관련해 “먼저 원자력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는 데 천문학적인 민간 투자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전력 생산 인프라가 뒷받침하지 못하는 등의 상황을 고려해 대미(對美) 투자금을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우선 투입할 뜻을 내비친 것이다.

러트닉 장관은 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주재한 내각회의에서 올해 부처 성과를 설명하며 한국과 일본이 “미국 내 투자 목적으로 7500억 달러의 ‘현금(cash)’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과 일본이 각각 2000억, 5500억 달러씩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약속을 거론한 것이다.

그는 이 투자금의 미국 내 투자처와 관련해 “미국은 전력을 생산할 원자력 ‘전략 자산’을 대규모로 갖춰야 한다”면서 ‘원자력’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또 “우리는 한국과 일본이 자금을 제공하고, 미국이 건설하고, 수익은 50 대 50으로 공유하는 방식으로 수천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중국과 AI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 산업들을 육성하는 데 필수적인 발전소, 변전소, 송배전망 등 전력 인프라는 크게 부족하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원전 등 에너지 분야에 집중 투자할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제기됐다. 미국은 일본과 체결한 투자 양해각서(MOU)에서도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등을 명시했다.

러트닉 장관은 또 “우리는 1500억 달러 규모로 미국에서 선박도 건조할 것”이라며 ‘조선’ 분야도 콕 집어 지목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 대규모 선박 건조가 이뤄진다면 “(조선 분야에서) 완전히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도 했다. 한미가 무역협상에 따라 1500억 달러를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한 것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 것이다.

다만, 이날 회의 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관세를 부과하기 전까지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으로부터 돈을 뜯어냈다고 주장하며 한국과 일본을 거론했다. 그는 “나는 (나라) 이름을 말하진 않겠다. 난 일본을 언급하지 않겠다. 난 한국을 언급하기를 거부한다”며 “이름을 언급하지 않겠지만 그들은 수년 동안 우리를 뜯어냈다”고 말했다.

한편 제이컵 헬버그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차관은 이날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한국 일본 호주 영국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등 8개 동맹국과 12일 백악관에서 반도체 및 핵심 광물 공급망 등을 강화하기 위한 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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