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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무 “한미 투자 7500억 달러로 원전부터 건설”

입력 | 2025-12-03 15:10:00


AP뉴시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이 미국에 현금으로 투자하기로 한 2000억 달러(약 294조 원)의 투자처 관련해 “먼저 원자력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는 데 천문학적인 민간 투자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전력 생산 인프라가 뒷받침하지 못하는 등 상황을 고려해 대미(對美) 투자금을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우선 투입할 뜻을 내비친 것이다.

러트닉 장관은 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주재한 내각회의에서 올해 부처 성과를 설명하며 한국과 일본이 “미국 내 투자 목적으로 7500억 달러의 ‘현금(cash)’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과 일본이 각각 2000억, 5500억 달러씩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약속을 거론한 것이다.

그는 이 투자금의 미국 내 투자처와 관련해 “미국은 전력을 생산할 원자력 ‘전략 자산’을 대규모로 갖춰야 한다”면서 ‘원자력’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또 “우리는 한국과 일본이 자금을 제공하고 미국이 건설하고 수익은 50대 50으로 공유하는 방식으로 수천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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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과 AI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 산업들을 육성하는 데 필수적인 발전소, 변전소, 송배전망 등 전력 인프라는 크게 부족하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원전 등 에너지 분야에 집중 투자할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제기됐다. 미국은 일본과 체결한 투자 양해각서(MOU)에서도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등을 명시했다.

러트닉 장관은 또 “우리는 1500억 달러 규모로 미국에서 선박도 건조할 것”이라며 ‘조선’ 분야도 콕 집어 지목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 대규모 선박 건조가 이뤄진다면 “(조선 분야에서) 완전히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도 했다. 한미가 무역협상에 따라 1500억 달러를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한 것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 것이다.

다만, 이날 회의 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관세를 부과하기 전까지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으로부터 돈을 뜯어냈다고 주장하며 한국과 일본을 거론했다. 그는 “나는 (나라) 이름을 말하진 않겠다. 난 일본을 언급하지 않겠다. 난 한국을 언급하기를 거부한다”며 “이름을 언급하지 않겠지만 그들은 수년동안 우리를 뜯어냈다”고 말했다.

한편, 제이컵 헬버그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차관은 이날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한국, 일본, 호주, 영국,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등 8개 동맹국과 12일 백악관에서 반도체 및 핵심 광물 공급망 등을 강화하기 위한 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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