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고공행진 이유 서학개미 지목 통합증거금 시스템 개선도 검토 업계 “정부, 너무 변두리만 두드려 해외 투자 구조적 원인 해결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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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1월까지 증권사의 해외 주식 판매 실태를 점검하고, 수출 기업의 환전 및 해외 투자 현황 파악에 나선다.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국민연금을 ‘환율 소방수’로 활용할 뜻을 내비친 데 이어 외환시장의 다른 주요 수급 주체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 “고환율 잡자”… ‘채찍’ 손에 쥔 정부
우선 금감원은 증권회사 등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해외 투자 관련 투자자 설명 및 보호의 적절성 등에 대한 실태 점검을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실시할 방침이다. 해외 주식 개인 투자자를 일컫는 ‘서학개미’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된 원인 중 하나라는 판단으로 증권사를 통한 우회적 압박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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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수출 기업의 환전 및 해외투자 현황도 정기 점검하기로 했다. 올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거두고 있는 수출 기업들이 환율 추가 상승을 예상해 환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수출 기업의 외화 수익 규모나 해외 투자 내역 등 공시되는 자료를 주기적으로 살피고, 해외에서 거둔 이익을 원화로 환전하는 기업에는 정책 자금 한도를 늘리거나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 “구조적 원인 해결 없이 변두리만 살펴”
이찬진 금감원장은 금융회사 대상 실태 점검이 해외 주식 투자를 규제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금융사들이 수수료 수익을 목표로 해외 투자 관련 소비자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통합증거금 시스템을 개선하는 문제 역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환전을 오전 9시에 한꺼번에 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하려면 전산상 부담이 크고, 약관 변경도 필요하다”며 “증권사별로 환전 시간을 나누어서 하는 것도 결국 시간대별 유불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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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