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철위 공청회 중단·대통령과 면담 요청…밤샘 노숙 농성 돌입 대통령실에 면담 요청서 제출 과정서 경찰과 충돌도
2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삭발식을 거행하고 있다. 2025.12.1 뉴스1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55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12시 29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 소속 항철위는 셀프 조사 공청회 및 중간보고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날 회견엔 유가족 40명을 비롯해 총 100여명이 참석했다.
유가족들은 “특별법 시행 직후 국토부 소속 항철위는 갑자기 엔진 정밀 조사 결과 발표를 시도했으나 당시 항철위는 세부 데이터와 분석 근거자료는 일체 공개하지 않은 채 결과만을 공개하려다 유가족들의 반발로 무산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유가족이 반대하는 사고조사 중간보고를 위한 공청회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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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삭발식을 거행하고 있다. 2025.12.1 뉴스1
유가족들은 “참사의 원인이자 정부 책임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로 둔덕을 설치한 명백한 규정 위반을 부정하며 허위 사실을 발표한 국토부와 항철위에 대한 유가족들의 불신은 매우 깊다”며 “항철위가 국토부에서 독립된 후 공청회와 중간보고를 실시해야 한다는 유가족들의 요구는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유가족은 국토부 소속의 항철위의 조사가 투명하지 않다며, 국무총리 산하 독립조사기구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문해 왔다.
2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삭발식을 거행하고 있다. 2025.12.1 뉴스1
항철위 독립을 위한 법안은 참사 이후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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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국토부는 국민에게 참사를 잘 수습된 참사로 포장하고, 유가족에겐 국토부 소속 항철위를 조종하며 셀프조사 깜깜이 조사로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유가족을 기만한다”며 “유가족이 당면한 삶은 가족을 잃은 처절함 속에, 2차 가해의 메아리 속에 방치돼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고재승·김성철·나명례·유금지·최동오 씨 등 유가족 5명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삭발했다. 이들이 눈을 질끈 감은 채 삭발하는 동안 유가족들은 “미안하다”며 통곡했다. 삭발에 참여한 한 유가족은 “참사로 아내와 아들 둘을 잃고 혼자 살아남았다”며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나지만 반드시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시민단체들은 대통령 면담 요청 등 요구사항을 담은 서한을 대통령실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유가족은 경찰이 신고한 집회 장소를 벗어나 대통령실을 향해 행진한 것을 문제 삼자 “누가 위법이냐”고 반발했다.
유가족들은 오후 7시엔 대통령실 앞에서 참사 진실규명 시민 촛불 문화제를 열고, 공청회가 연기될 때까지 밤샘 노숙농성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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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