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소홀” 정부 책임론 불거지자 “반중세력 기회 노리며 소란” 경고 아파트 화재 사망 146명으로 늘어
화재 희생자 추모하는 홍콩 시민들 지난달 29일 화재 참사가 벌어진 웡푹코트 아파트 인근 공원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화재로 최소 146명이 사망했다. 홍콩 당국은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특별 추모기간을 선포하고 필수적이지 않은 공공행사를 취소했다. 당국은 공사업체 관계자 등 11명을 체포하는 등 책임 소재 규명에 나섰다. 홍콩=AP 뉴시스
주홍콩 국가안전공서는 지난달 29일 담화에서 “이번 화재를 틈타 반중난항(反中亂港·중국에 반대하고 홍콩을 어지럽히다) 세력이 기회를 노리며 소란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내 반중 세력이 사회 분열을 일으키고, 홍콩 당국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홍콩을 다시 송환법 반대 시위의 혼란으로 되돌리고, 암흑한 시절을 재현하려고 한다”며 “악의적 의도와 비열한 행위는 반드시 도덕적 비난과 법적 엄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크리스 탕 홍콩 보안장관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일부 세력이 정부의 화재 대응과 관련한 유언비어를 퍼뜨려 민심을 혼란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광고 로드중
홍콩 고층 아파트 화재 참사가 벌어지고 사흘 뒤인 지난달 29일 홍콩 관공서 건물에 중국 오성홍기와 홍콩 자치구 깃발이 조기로 게양됐다. 홍콩=신화 뉴시스
일각에선 이날 화재 현장에서 피해자를 돕던 자원봉사자 수백 명이 홍콩 당국에 의해 해산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SCMP는 “홍콩 정부 측 지원팀과 자원봉사자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고, 정부 지원팀이 피해자 지원보다 사진 촬영에 집중한다는 불만이 나왔다”고 전했다. 홍콩 당국은 자원봉사자 강제 해산 사실을 부인하며 “비정부기구(NGO)들이 정부에 더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화재 참사로 30일 현재 14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화재가 난 7개동 가운데 3개동의 수색이 아직 끝나지 않아 사망자 수는 더 늘 수 있다고 홍콩 당국은 설명했다.
광고 로드중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