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감독은 “내가 바뀌면 세상도 바꿀 수 있다는 가나안 정신은 의식 개조, 정신 변화 운동”이라며 “이 때문에 국내를 넘어 현재 필리핀, 태국 등 전 세계 20개국에 ‘세계가나안운동’ 지부가 설립될 정도로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파이오니아21 제공
최근 가나안 농군학교 설립자인 김용기 장로(1909~1988)의 삶과 철학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가나안 김용기’(감독 김상철)가 개봉됐다. 가나안 농군학교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인격과 민족정신 함양을 통해 농촌 지도자를 육성해 온 사회 교육기관.
목사이기도 한 김 감독은 지난달 2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교회는 물론이고 사회에서 사표가 될 만한 분들의 이야기를 잘 가르치지 않는다”라며 “종교를 떠나 어른을 잃은 요즘 시대와 사람들에게 참 어른과 스승을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라고 했다.
“2009년 김수환 추기경, 2010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를 지낸 옥한흠 목사와 법정 스님 등이 잇달아 돌아가시면서 우리가 참 어른들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은 자꾸 혼란스러워지는데 바라보고 의지할 분들이 없는 거죠. 그래서 특히 젊은 세대는 잘 모르는 보석 같은 분들을 조명해 올바른, 목적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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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감독은 “내가 바뀌면 세상도 바꿀 수 있다는 가나안 정신은 의식 개조, 정신 변화 운동”이라며 “이 때문에 국내를 넘어 현재 필리핀, 태국 등 전 세계 20개국에 ‘세계가나안운동’ 지부가 설립될 정도로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파이오니아21 제공
그가 1966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고무신을 신고 ‘아시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한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시상식에서 “나는 한국인이고, 농부라 고무신을 신고 왔다. 필리핀과 한국 사람이 고무신을 더 이상 안 신을 때까지 고무신을 신고 일하겠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김 감독은 “흔히 선생(先生)님이라고 부르지만 ‘선생’의 참 의미는 단순히 먼저 태어난 게 아닌, 먼저 사람이 된 사람을 말한다”라며 “또한 ‘선생’은 누군가를 지금의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특별한 존재”라고 말했다.
“참 어른이자 선생인 김 장로는 기독교인이고 가나안 농군학교도 기독교 정신을 기반으로 설립됐죠. 하지만 일반인은 물론이고 신부나 수녀 등 타 종교인까지 찾아와 개척 정신을 배우고 자신을 변화시켰습니다.”
1966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고무신을 신고 막사이사이상 시상식에 참석한 김용기 장로(오른쪽에서 두번째). 파이오니아 2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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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