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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알리바바도 새벽배송…택배기사 사회안전망, 한국이 낫다”

입력 | 2025-11-28 11:14:00

심야·새벽배송에 ‘1시간 초고속 배송’까지…속도 경쟁 치열
“美中 택배기사, 자율보험 가입…韓 산재·고용보험 보장”



택배노동자들이 23일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과로사 없는 택배 만들기 시민대행진’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1.23/뉴스1 


한국의 택배 배송기사(배송종사자)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미국·중국 등 주요국보다 더 잘 갖춰져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배송종사자들이 유연한 근무시간을 선호해 독립계약자 형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벽배송 금지’ 논쟁이 가열하는 시점에 나온 진단이어서 이목이 쏠린다.

한국SCM학회 이철웅 고려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는 28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의뢰로 연구해 발표한 ‘해외 이커머스 사업 및 규제 동향 분석’에서 “배송종사자와 독립계약자 형태의 노무공급계약을 맺는 주요국 대비, 한국은 산재보험, 고용보험, 건강관리지원 등 택배 배송종자사에 대한 사회안전망 제도화 수준이 훨씬 높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글로벌 이커머스 선도기업들은 야간·새벽 배송뿐만 아니라 초고속 배송서비스까지 출시하며 ‘더 빠른 배송’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아마존은 지역·상품을 대상으로 당일 및 야간·새벽 배송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중국 알리바바도 일부 지역에서 야간·새벽 배송뿐만 아니라 1시간 내 초고속 배송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글로벌 이커머스는 사실상 ‘24시간 총알배송’을 소화하기 위해 독립계약자 중심 배송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배송종사자 또한 근무시간과 지역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립계약자 형태의 일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가 인용한 설문에 따르면, 미국 배송종사자의 77%는 독립계약자 형태의 고용방식을 선호했으며, 그 이유로 ‘유연한 스케줄 선택’을 꼽았다. 뉴질랜드 플랫폼 배송종사자들도 69%가 근로자 지위보다는 독립계약자 형태로 일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한국은 독립계약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근로자를 혼합한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과 정부가 건강검진비용을 지원하고 산재보험·고용보험 특례를 적용하는 등 사회안전망 제도를 제공한다. 반면 미국, 독일, 중국 등은 독립계약자 형태의 배송종사자가 사회보험에 자율적으로 가입하는 구조다.

이 교수는 “현행 우리나라 배송종사자 관련 제도는 배송 수요에 대한 탄력적 대응과 일하는 방식의 자율적인 선택을 보장하면서 종사자 보호를 위해 사회안전망을 운영하는 혼합형 구조”라며 “자율성과 속도를 중시하는 글로벌 이커머스 산업의 지향 방향과 유사하면서도 한국 배송종사자들의 근로 권익을 저해하지 않는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산업 특성과 수요 변화 속도를 고려할 때 일방적인 규제 강화보다는 업계의 자율성 보장과 종사자 보호 사이의 균형 있는 조화가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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