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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장에 카페 만드니… MZ세대 ‘인생샷 성지’ 됐다

입력 | 2025-11-28 03:00:00

지역 관광 모범 된 익산 황등면
아가페 정원은 산책로로 유명
육회비빔밥 ‘전국구 맛집’ 소문
시, 여행객 위해 주차 여건 개선




전북 익산시 황등면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석재 생산지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익산석’은 포천석, 거창석과 함께 국내 3대 화강석으로 꼽힌다. 화강암의 국내 대표 생산지인 황등면이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소도시 관광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른다.

27일 익산시에 따르면 황등면에는 수백 그루의 메타세쿼이아 산책로가 있는 아가페 정원부터 석재를 캐내는 장면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채석장, 식도락 여행지로 떠오른 시장까지 볼거리와 즐길 거리, 먹거리가 풍성하다. 황등면이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른 배경에는 민관이 함께 추진한 관광 기반 확충 사업 덕분이라는 것이 익산시의 설명이다.

전북 익산시 황등면에 있는 ‘황등석산’ 채석장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겸 카페. 중장비가 석재를 잘라내는 모습을 보며 차를 마시는 이색 체험이 가능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익산시 제공

황등면의 상징은 ‘황등석산’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화강암이 생산되는 이곳에 최근 채석장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겸 카페가 들어섰다. 과거 백제 석공의 맥을 잇는 석재산업의 중심지에서 지역 산업 유산을 문화·관광 자원으로 탈바꿈시키는 새로운 시도가 시작된 것.

100m 깊이의 채석장에서 중장비가 네모반듯하게 돌을 잘라내는 모습을 보며 차를 마시는 체험은 이곳만의 이색 매력이다. 채석장이라는 거친 삶의 풍경 속에서도 색다른 아름다움과 깊이를 느낄 수 있어 젊은 세대 관광객의 소셜미디어(SNS) 인증 장소로도 떠오르고 있다.

소도시 관광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전북 익산시 황등면 율촌리에 있는 천주교재단 소유 민간 정원인 아가페 정원. 이 정원에는 6100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 향나무, 소나무, 백일홍이 있고 수선화, 튤립 등 다양한 꽃이 계절 따라 피면서 장관을 이룬다. 익산시 제공

황등면 율촌리에는 천주교재단이 소유한 민간 정원인 아가페 정원이 있다. 1970년 노인복지시설인 아가페정양원이 설립되면서 이용자들을 위해 조성됐다. 총 6만4000㎡ 부지에 6100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 향나무, 소나무, 백일홍이 있고 수선화, 튤립 등 다양한 꽃이 철 따라 피면서 장관을 이룬다.

문제는 인기에 비해 협소한 주차시설로 관광객들이 발길을 주저했다는 것. 이에 행정이 나섰다. 익산시는 부족했던 주차 공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8면의 넓은 주차장을 조성했다. 주차 여건이 여의찮아 방문을 망설였던 여행객들도 이제는 편히 발길을 옮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황등면의 주요 관광지인 아가페 정원과 채석장 전망대를 잇는 왕복 셔틀버스도 운행해 관광객의 이동 편의를 높였다. 셔틀버스 노선은 하루 6회 왕복 운행한다. 관광객은 차량 없이도 두 장소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정원과 채석장을 둘러보며 출출해진 속을 채워줄 맛있는 먹을거리도 많다. 황등시장 인근에는 육회비빔밥, 국밥, 백반 등 입소문 자자한 식당이 골목마다 즐비하다. 특히 한우 육회비빔밥은 이 지역의 대표 특화 음식으로 이미 전국적인 맛집 반열에 올랐다. 주말이면 외지에서도 일부러 찾아와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익산시는 앞으로도 황등면 일대에 생태·문화 관광 자원을 조성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체류형 콘텐츠 확충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황등면은 익산의 보석 같은 동네로, 자연과 산업, 사람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라며 “관광 기반을 확충하고 지역 자원을 효과적으로 연결해 황등면을 찾는 모든 이들이 더 편하고 즐겁게 머물다 갈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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