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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보다 中 편드는 트럼프…속내는 대두 수입 등 무역협상 파기 우려?

입력 | 2025-11-27 16:31: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에게 “대만 주권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과 일본 당국자를 인용해 26일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공을 들이면서 핵심 동맹국인 일본에 중국과의 갈등 자제를 요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일본에선 중국과의 갈등 국면에서 미국으로부터 도움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다카이치 총리와의 통화에서 대만 관련 발언의 톤을 조절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일본 교도통신도 일본 당국자를 인용해 “통화는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일 간 대립 사태 진정을 위한 협력이 주된 내용이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7일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중국의 대만 해상 봉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집단 자위권 행사 가능성을 거론해 중국과 외교 갈등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와 통화하기 전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대만 문제를 놓고 통화했다. WSJ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약 1시간에 걸친 통화의 절반가량을 중국이 역사적으로 대만 영유권을 갖고 있고, 중국과 미국은 세계 질서를 관리할 공동의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또 “시 주석은 화가 나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듣고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전달받은 미국 당국자들은 “트럼프의 조언은 미묘했으며, 다카이치에게 대만 발언을 철회하도록 압력을 가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본 당국자들도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의 갈등 확대를 원치 않는다고만 말했다”고 전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일본 내에선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합의를 깨뜨리지 않기 위해 중일이 외교 갈등을 벌이는 상황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강세 지역인 농업을 주산업으로 하는 주(州)를 의식해 미국산 대두 수입에 속도를 내줄 것을 중국에 요청하고 있다. 미국 정부 소식통은 “미중 정상 통화는 무역에 관한 것이었다”며 “중국이 약속한 대두 구매 이행을 지연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은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WSJ 보도에 대해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미중 관계는 매우 좋으며, 이는 우리의 소중하고 가까운 동맹 일본에도 매우 좋은 일”이라며 “우리는 일본, 중국, 한국, 그리고 많은 다른 나라들과 훌륭한 무역협정을 체결했고 세계는 평화로운 상태”라고 밝혔다. 반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 정부를 도발하지 말라는 조언을 받았다는 내용이 있지만 그런 사실은 없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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