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기침과 쌕쌕거림을 동반하는 ‘소아 알레르기 천식’을 앓을 때 집에서 개나 고양이를 키울 경우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내 소아천식 환아 975명을 장기간 추적한 연구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호흡기 염증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주말마다 반려동물과 함께 야외 활동을 즐기는 가정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알레르기 검사는 음성인데 왜 자꾸 기침이 심해질까”라는 부모들의 질문에 직접적인 답을 제시했다.
● 반려동물 키우는 가정, 소아 천식 악화 가능성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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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조사 시작 이후 6개월·12개월까지 아이들의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의 아이들은 기도 염증 수치가 꾸준히 높은 상태를 보였으며, 이는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됐다. 최근 1년간 천식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경험도 더 많았고, 일부 아이들은 폐 기능 수치가 뚜렷하게 떨어졌다.
● “알레르기 검사 음성이어도 위험”…노출 자체가 염증 높여
부모 입장에서는 가장 혼란스러운 지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우리 아이는 알레르기 음성인데 반려견이랑 지내도 괜찮겠죠?”라는 질문에 이번 연구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확실한 데이터를 내놓았다. 연구진은 개·고양이에 대한 알레르기가 없는 아이도 반려동물과 지속적으로 생활할 경우 천식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12개월 시점에서는 집단 간 차이가 다소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는 계절 변화·생활 습관·약물 조절 등 여러 요인이 복합된 결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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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실제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많은 부모들이 “검사는 음성인데, 왜 우리 아이만 기침과 쌕쌕거림이 반복되죠?”라고 묻는다. 이제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노출 자체가 기도 염증을 높일 수 있다”고 명확히 설명할 수 있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장은 “기존에는 반려동물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에게만 개, 고양이 등을 키우는 것을 피하도록 권유했지만, 알레르기가 없더라도 기도 염증이 심해지고 천식이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연구결과와 연계해 오는 12월 반려동물로 인한 알레르기 발생·악화를 예방 및 관리할 수 있도록 ‘반려동물 알레르기 예방관리수칙’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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