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코앞서 주방위군 2명 총격 피살 아프간 철군때 함께 온 전직 군인 소행 트럼프 “수도 보호 추가병력 동원할 것” ‘反이민-軍투입’ 논란 정면 돌파할 듯
26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총격을 당한 주방위군 소속 병사를 다른 병사들이 살펴보고 있다. 이날 오후 벌어진 총격 사건으로 이 병사를 포함한 주방위군 소속 병사 2명과 용의자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용의자의 이름은 라마눌라 라칸왈이며 아프가니스탄 국적자로 2021년 9월 미국에 입국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장에 있던 다른 주방위군에 의해 체포됐고, 이 과정에서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X 캡쳐, 워싱턴=AP 뉴시스
미국 추수감사절 휴일을 하루 앞둔 26일 오후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세계은행 직원 은코 문탕가나는 큰 총소리와 함께 남성이 외치는 소릴 들었다. 총성은 이어졌고, 그는 다급히 커피숍 밖 의자 뒤에 몸을 숨겼다. 그때 한 남성이 검은색 총으로 제복을 입은 남성들을 겨누는 모습을 봤다고 문탕가나는 워싱턴포스트(WP)에 전했다. 총격 현장에서 반 블록 떨어진 주차장에서 일하는 데레제 원디메는 “총 소리가 난 뒤 사람들이 사방으로 뛰고 있었다”며 “무서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 FBI, “용의자는 아프간 국적자”…反이민 정서 자극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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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총격이 발생해 미국 주방위군 2명이 중상을 입은 가운데, 사건 현장에 연방수사국(FBI)과 군인들이 모여있다. 2025.11.27. [워싱턴=AP/뉴시스]
워싱턴포스트(WP)와 폭스뉴스는 용의자의 이름이 라마눌라 라칸왈로 29세라고 전했다. 라칸왈은 길모퉁이를 돌면서 갑자기 병사들을 향해 총을 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장에 있던 다른 주방위군에 의해 체포됐는데, 이 과정에서 중상을 입었다.
미 NBC 방송은 라칸왈이 미국 입국 전 아프간 군대에서 10년간 복무했고, 미군과 미 중앙정보국(CIA) 등의 기관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전했다. 라칸왈은 시기상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군의 아프간 철수 직후 미국에 입국한 것이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는 미군에 협력한 현지 군인과 그 가족들을 탈레반이 다시 장악한 아프간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왔다.
2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인근에서 주 방위군 소속 병사 2명이 총격받은 현장에 주 방위군 대원들과 무장 경관들이 모여 있다. 이날 백악관 인근에서 순찰 중이던 웨스트버지니아주 방위군 소속 병사 2명이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총격범은 현장에서 부상한 채 체포됐다. 2025.11.27. [워싱턴=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그의 핵심 공약 중 하나로 꼽히는 ‘반(反)이민 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 중 미네소타주에 정착해 있는 수십만 명의 소말리아인도 언급했다. 또 “이들이 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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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워싱턴에 추가 주방위군 배치 지시
AP 뉴시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주방위군 투입 결정을 두고 명분이 부족하단 지적이 적지 않았다. 민주당 강세 지역에 주로 군을 투입한 데 대해 정치적 계산까지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워싱턴 시정부는 트럼프의 군 투입이 자치권을 훼손했다는 소송을 제기했고, 20일 연방지방법원은 주방위군 배치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다음 달 11일까지 가처분 이행을 보류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 총격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며 주방위군 투입에 더욱 속도를 내고, 그 필요성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는 이날 “나는 전쟁부(국방부)에 수도를 보호하기 위해 추가로 500명의 병력을 동원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주방위군을 워싱턴에서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연방 항소법원에 긴급명령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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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