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조끼가 K팝 스타와 셀럽을 중심으로 MZ세대 사이에서 ‘그래니코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전통시장에서 인기 끌며 관광객도 사는 ‘K-복고패션’으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김장조끼를 착용한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와 블랙핑크의 제니.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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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할머니 세대가 입을 법한 패션 스타일 ‘그래니코어(Granny+core)’가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는 가운데, 시장에서 5000 원 남짓에 구매 가능한 ‘김장조끼’가 트렌드의 중심에 섰다.
26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김장조끼’를 키워드로 한 검색량은 이달 초 18건에서 최대 100건까지 5배 이상 증가했다.
소비 데이터에서도 열풍은 확인됐다. 20대 비중이 높은 온라인 쇼핑 플랫폼 ‘지그재그’에서는 김장조끼 상품이 베스트 상품 10위권 안에 오르기도 했고, 290건이 넘는 리뷰가 달리는 등 MZ세대 소비자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후기 게시글에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맞춰 입기 위해 여러 벌을 동시에 구매했다는 내용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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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촌스러움이 포근함으로…‘노스탤지어 패션’ 부활
빅뱅의 지드래곤(GD)가 꽃무늬가 새겨진 누빔조끼를 입고 있다. SNS 갈무리
김장조끼 열풍이 빠르게 퍼진 데에는 합리적인 가격도 큰 역할을 했다. 남대문 시장을 비롯한 전통시장에서는 한 벌에 5000원 안팎에 구매할 수 있고, 온라인으로 주문하더라도 배송비를 포함해 1만 원 이하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렇게 화려하고 꼼꼼한 수제 바느질 조끼가 5000원이라니 말이 안 된다” “가족 네 명이서 2만 원이면 겨울 내내 입을 수 있다”는 반응도 올라왔다.
● K팝 인기 타고 글로벌로 확산되는 ‘K복고 패션’
한 SNS 이용자가 공개한 일본인 친구와의 대화. 일본인 친구는 “제일 갖고 싶었던 것은 이거(김장조끼)였다” “한국 아주머니들이 입는 그 옷”이라며 김장조끼를 구매하는 사진을 공유했다. X @dinnerout11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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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그래니코어 열풍은 할머니 세대의 일상복을 MZ세대가 자신들의 언어로 다시 해석한 결과”라며 “낡고 촌스럽다고 여겨지던 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게 요즘 세대 특유의 감각”이라고 설명했다.
트렌디깅(Trend-digging)은 예상 밖의 인기와 새로 떠오르는 소비 징후를 포착해 ‘지금 가장 뜨거운 상품 흐름’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트렌드 관찰 기록이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