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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곳곳 정원… 여의도 3배 ‘녹색 변신’

입력 | 2025-11-27 03:00:00

고가 밑 유휴지 ‘물빛정원’으로
서울시 3년간 정원 1010곳 조성
주택가-도로변 자투리 땅 활용
연말까지 140곳 추가 설치 계획



올 7월 서울 강서구 가양대교 남단 고가도로 아래 ‘물빛정원’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서울시는 ‘매력가든·동행가든 프로젝트’를 통해 시내에 정원 1010곳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제공


25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가양동 가양대교 남단 고가도로 위로 차량들이 쉴 새 없이 오갔다. 그러나 고가 아래쪽 풍경은 전혀 달랐다. 은은한 조명과 분수대 주변으로 관목이 줄지어 선 모습이 여느 공원과 다름없었다. 시민들은 분수대 주변을 걷거나 벤치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곳은 한때 별다른 조경 없이 방치돼 주민 발길이 뜸했던 공간이다. 그러나 올해 8월 서울둘레길과 한강자전거길 이용자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물빛정원’이 조성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 3년간 1007개 도심 정원… 1년 앞당겨 달성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3년간 1007개의 정원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추진해 온 ‘매력가든·동행가든 프로젝트’를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마무리했다고 26일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1010곳의 정원이 조성됐다.

매력가든·동행가든 프로젝트는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정원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도심 곳곳에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민들이 걸어서 5분 안에 정원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로변, 유휴지, 하천변, 주택가 안팎 등 기존에 활용도가 낮았던 공간을 중심으로 정원이 설치됐다.

이 중 ‘매력가든’은 일상 공간에 변화를 주는 공공 정원을 목표로 가로변과 주택가를 중심으로 조성됐으며, 현재까지 967곳이 만들어졌다. ‘동행가든’은 어르신·장애인·어린이 등 약자 접근성을 고려해 설계된 정원으로, 복지관과 병원 인근을 중심으로 43곳이 설치됐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달라진 공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물빛정원에서 만난 인근 주민 강소윤 씨는 “계절과 상관없이 지나다니다 잠시 쉬어갈 수 있어 좋다”며 “집에 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들르게 된다”고 말했다. 10여 년 동안 이 일대에 거주해 온 박현중 씨(54)는 “예전에는 조명이 없고 어두워 지나다니기 꺼리던 곳이었는데, 이렇게 환한 정원으로 바뀌어 놀랍다”며 “이제는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됐다”고 했다.

● 따로 찾지 않아도 회사·집 바로 앞에 정원

매력가든·동행가든 프로젝트는 대규모 공원 조성이 어려운 서울의 도심 여건을 고려해 기획됐다. 주택과 업무 시설이 밀집한 지역에서도 녹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유휴 공간을 적극 활용했다. 숲길형 정원, 컨테이너형 정원, 수직정원 등 다양한 형태를 적용해 공간별 특성을 살렸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번 사업으로 새롭게 정원으로 전환된 면적은 총 68만 m²로 집계됐다. 여의도공원(약 23만 m²)의 약 3배 규모다. 이 가운데 약 34만 m²는 기존 시멘트와 아스팔트 포장을 제거하고 녹지로 조성했다. 노원역과 석계역 인근 철도 고가 하부 공간 등 그동안 접근성이 낮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녹지 재편이 이뤄졌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정원 140곳을 추가로 조성해 초기 목표 대비 115% 수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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