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 임금격차가 커질수록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통계로 확인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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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차이가 더 벌어지면서 출생아 수가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부분의 부모가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한국 구조상, 임금격차가 커질수록 아이를 낳기 더 어려워진다는 설명이다.
파이터치연구원 한원석 책임연구원은 OECD 16개 국가의 2008~2020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중소기업 임금격차가 1% 커질 때마다 출산율은 평균 0.005명 줄었다고 밝혔다.
이 계산식을 한국에 적용하면, 지난 10년(2015~2025) 동안 벌어진 임금격차 17.8% 증가로 출생아 약 3만1467명이 줄어든 셈이다. 2015년 한국의 출산율은 1.24명이었는데 임금격차 변화분을 반영하면 1.15명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결과다.
● 저임금 근로자 많은 구조, 출산 결정에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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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평균을 보더라도 대기업 임금은 중소기업 임금의 약 1.6배에 달하고, 전체 근로자 중 약 60%가 중소기업에 종사한다. 즉, 다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벌어질수록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자연스럽게 커진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이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게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라고 지적했다.
● 한국에서도 임금격차 ↑·출산율 ↓ 흐름 뚜렷
대·중소기업 임금격차가 커질수록 출산율이 반대로 떨어지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2011~2023년 동안 임금격차는 확대된 반면 출산율은 지속 하락했다. 파이터치연구원 제공대·중소기업 임금격차가 커질수록 출산율이 반대로 떨어지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2011~2023년 동안 임금격차는 확대된 반면 출산율은 지속 하락했다. 파이터치연구원 제공
한국 통계에서도 두 지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대·중소기업 임금격차는 2011년 월 185만 원에서 2024년 258만 원으로 커진 반면, 같은 기간 출산율은 1.24명에서 0.75명으로 낮아졌다. 연구원은 “2011~2024년 자료를 보면 임금격차가 벌어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통계적으로도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 “임금·양육비 동시에 낮춰야”…중소기업 부모 지원책 제안
한원석 연구원은 “대부분의 부모가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현실에서 임금격차 확대는 곧 양육 부담의 확대를 뜻한다”며 “임금 수준을 높이고 양육 부담을 줄이는 정책이 함께 이뤄져야 출산율 회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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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