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충남 보령시 남포면 ㈜동양수산 공장에서 홍일표 대표가 작업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26일 충남 보령시 남포면에 위치한 ㈜동양수산 공장에서 홍일표 대표(52)가 납품 물량을 점검하며 이렇게 말했다. 조미김과 해조류, 건강기능식품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유통하는 회사를 운영 중인 홍 대표는 ‘귀어(歸漁)인’이다. 그는 1992년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2001년까지 IT 및 설계회사에 근무하다 2002년 고향인 보령으로 내려왔다.
홍 대표는 “아버지께서 1989년 수산물 전문 유통회사(동양상회)를 창업했고,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일을 도왔던 경험이 있었다”며 “하지만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력이 부족했고, 전문적인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아 서울 생활을 접고 직접 운영을 해볼 생각으로 내려오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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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표는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 개척에 힘을 쏟으며 글로벌 식품회사로 기업을 성장시켜 왔다. 그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김’이라는 품목으로 자리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대기업의 공급을 따라가기 힘들고, 단순 재래김만으로 승부를 볼 수는 없다”고 전했다.
그동안 쓴맛도 봤다. 초기 베트남 시장 진출을 위해 ‘쌀국수 맛 김’을 생산했지만, 수출 과정에서 제품이 변질돼 모두 폐기했고, 표시지 표기를 잘못 기재해 수천만 원의 손해를 입기도 했다. 실패 이후 그는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며 통역 없이 혼자 연간 10~15회가량 전 세계 박람회를 다니며 해외 바이어들과 친분을 쌓았다. 이후 다양한 정보를 얻어 제품 생산에 집중했고, 조금씩 계약이 이뤄졌다고 한다.
홍 대표는 “해외에서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여부와 상관없이 평등하게 경쟁한다”며 “단기간의 기업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각국 입장에 맞춘 제품 생산에 집중했고, 조금씩 우리 기업의 노력을 해외에서 알아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홍 대표는 국내에서는 전통적인 조미김 제조에 기반을 두고, 전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조미김을 개발하며 총 15개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제품은 동남아 지역과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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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jh8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