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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주장 제주 우도 승합차…브레이크등은 안 켜졌다

입력 | 2025-11-25 16:15:00

대기실로 돌진하며 사람-삼륜차 휩쓸어 14명 사상
60대 운전자 “RPM 갑자기 올라…車 그대로 나갔다”
인근 차량 블랙박스-CCTV엔 브레이크등 꺼져있어




24일 제주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천진항에서 발생한 돌진 사고 영상. 독자 제공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제주 우도 렌터카 사고의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당시 차량 브레이크등은 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법 위반(치사상) 혐의로 운전자 이모 씨(62)를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경찰 조사를 받은 이 씨는 “차량 엔진 회전수(RPM)가 갑자기 올라갔고 그대로 차량이 앞으로 갔다”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이 확보한 인근 차량 블랙박스, CCTV 영상에는 사고 차량이 브레이크를 밟을 때 점등되는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제주 제주시 우도면 연평리 천진항 인근에서 62세 남성이 몰던 스타리아 승합차(사진 맨 위 차량)가 항구 대기실 방향으로 돌진해 삼륜차 등과 충돌한 뒤 전신주를 들이받고 멈춰 서 있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우도 주민 제공

경찰은 이날 우도에서 사고 원인을 분석할 핵심 부품인 사고기록장치(EDR)를 수거하려 했으나, 차량 파손이 심해 떼어내지 못했다. 또 사고 차량에는 블랙박스가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기상이 호전되는 대로 견인차를 동원해 사고 차량을 제주시 내 공업사로 옮길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급발진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이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24일 오후 2시 47분경 우도면 연평리 천진항에서 스타리아 렌터카를 몰다 항구 대기실 쪽으로 돌진했다. 차량은 보행자와 삼륜차 등과 잇달아 충돌한 뒤 대기실 인근 전신주를 들이받고 멈춰 섰다. 이 사고로 함께 탔던 60대 여성 최모 씨와 보행 중이던 관광객 길모 씨(79), 조모 씨(63)가 사망했다. 또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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