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민심에 앞서는 당심은 없다” 지방선거 ‘당심 70% 룰’ 공개 반대 친한계 “이제 합리적 중도보수 봐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5일 당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헌화를 마친 후 ‘박정희 머플러’를 선물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장 대표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힘으로 이제 국민이 대한민국을 위해서 국민의 기적을 이룰 때“라고 밝혔다. 왼쪽 두 번째부터 장 대표, 강명구 조직부총장, 구자근 의원. 구미=뉴스1
5선 중진인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은 25일 “정치의 방향키는 민심”이라며 “지금처럼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큰 시기일수록 우리는 더 낮은 자세로, 더 겸허하게 민심을 따라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당원투표 비율 상향은 재고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당 지방선거총괄기획단(지선기획단)이 ‘당원 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가 반영되는 현행 지방선거 경선 룰을 ‘당원 70%, 여론조사 30%’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공개적인 반대에 나선 것.
친한계 정성국 의원(초선·부산 부산진갑)도 강성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고 있는 당 지도부의 전략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이제는 합리적 보수, 중도를 바라봐야 된다”라며 “(장 대표가) 당선되자마자 중도확장과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 그리고 강성지지층에게 좀 서운한 말을 하더라도 비난을 감수하면서라도 국민과 중도를 바라보는 정치를 바로 시작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22일부터 시작된 장외투쟁과 관련해서는 “일반시민들이나 이런 분들이 호응해서 막 모이는 그런 경우는 별로 많지는 않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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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나경원 지방선거총괄기획단 위원장과 참석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총괄기획단- 당 소속 시장·군수·구청장 연석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당 일각에서는 추 의원 영장실질심사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추 의원 영장실질심사 이후 숨 죽이고 있던 중진 의원들도 장 대표를 향해 본격적인 쓴소리에 나설 수 있다는 것. 한 중진 의원은 “지금은 지도부의 판단을 존중해서 중진들도 단합하기 위해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 의원 영장실질심사가 마무리된 후에는 장 대표를 향한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당 안팎의 우려에도 지선기획단은 지방선거 경선에 당심 반영 비율을 상향하는 방안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선기획단 대변인을 맡고 있는 조지연 의원은 이날 현역 시장·군수·구청장과 연석회의를 마친 뒤 ‘당심 반영 비율을 70%로 상향하는 안을 건의하기로 한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7 대 3(당원 투표 70% 대 국민 여론조사 50%) 비율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가 국민정서와 민심을 최대한 반영해야 된다는 것과 동시에 취약한 당세를 확장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며 “당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일도 이번 선거의 최대 과제”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25일 당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한강의 기적을 이룬 힘으로 이제 국민이 대한민국을 위해서 국민의 기적을 이룰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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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