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명 탑승 제주발 여객선 좌초 “누워있다 충격에 몸 뒤로 밀려… 밖에서 고함 들리고 아이 울어” 공포심에 선체 맨위 올라가기도 뱃머리에 구멍… 침수는 안돼, “자동항법 운항, 좌초 이유 의문”
한밤 구조 19일 오후 8시 16분경 전남 신안군 장산면 족도에 267명이 탄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좌초돼 해양경찰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목포해양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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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하는 것처럼 ‘쾅’ 하는 소리가 났고 지진 나고 건물이 무너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19일 전남 신안군 무인도에 좌초된 2만6546t급 국내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의 탑승객 김모 씨(41)는 구조 직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고 당시 다급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 씨는 “선실에 누워 있는데 충격에 몸이 뒤로 밀렸고, 밖에선 고함이 들렸다”며 “나가 보니 매점 물건은 다 엎어져 있었고 아이가 울고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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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조끼 입고 기다리는 승객들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은 채 줄을 서서 해경 함정에 옮겨 탈 준비를 하고 있다. 목포해양경찰서 제공
한밤중 갑작스러운 사고에 탑승객 가족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탑승객의 동생인 김모 씨는 “오후 9시 반에 언니한테서 ‘배가 세게 부딪혔다’는 전화가 왔다”면서 “승객은 차에서 귀중품만 가지고 다 구조를 기다리라고 해서, 구명조끼 입고 해경 배로 옮겨 타는 걸 대기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배가 충돌했는데 안내가 한참 후에 나왔다고 한다”면서 “승객들이 우왕좌왕하고, 탑승한 중국인들도 거의 패닉 상태였다는 것 같다”고 했다.
여객선 뱃머리에선 충격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구멍이 발견됐다. 해경은 침수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인원을 투입해 여객선 내 깨진 구멍 부위를 확인하고 있다. 해경과 선사에 따르면 여객선은 스스로 암초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상태다. 해경은 예인선을 동원해 배를 인양할 계획이다. 장산면사무소 직원과 어민들은 승객 30명이 탈 수 있는 큰 어선 1척을 운항해 사고 해역으로 달려갔다. 어민들은 “대형 사고가 난 줄 알고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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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목포=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