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안보 합의 발표] ‘한미 팩트시트’ 직접 발표 “비자발적 협상, 치열한 논쟁에 지연” 野겨냥 “실패 바라는 심사 없어져야”… 한중관계엔 “흔들림 없이 이어갈것” 李, 주말 재계 총수들과 후속회의… G20 참석차 17일부터 중동-阿순방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타결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 이 대통령,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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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14일 한미 관세·안보 협상에 대해 “우리가 가진 최대의 무기는 버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를 직접 발표하며 20분간 국익을 12번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시작된 협상에서 ‘버티기 전략’을 통해 핵추진 잠수함(핵잠) 승인 등을 관철시켰다는 점을 강조한 것.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7일부터 중동·아프리카 순방에 나서는 이 대통령은 “빨리 합의해라, 빨리 하지 못하는 게 무능한 거다, 상대방의 요구를 빨리빨리 들어줘라 이런 취지의 압박을 내부에서 가하는 상황들이 참으로 힘들었다”며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 李 “정쟁 삼아 실패하길 바라는 심사 없어져야”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더 주도적으로 국익을 위한 외교 행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국민 앞에서 직접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팩트시트 발표는 이날 오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최종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팩트시트 발표를 준비했지만 관세 협상이 당일 오전 타결되면서 공동문서 공개가 늦춰졌다. 이어 미국 관련 부처 내 검토 과정에서 핵잠 문구에 이견이 나온 데 이어 최근엔 우라늄 농축·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문구를 두고 조정 요구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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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야당을 겨냥해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국익에 반하는 합의를 강제하거나, 또는 실패하기를 기다려서 공격을 하겠다는 심사 같은 내부적인 부당한 압력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전면에서 정말 힘센 강자와 국익을 지키기 위한 협상을 하는데 그걸 버티기도 힘든 상황에서 뒤에서 자꾸 발목을 잡거나 왜 요구를 빨리 안 들어주느냐라고 하는 것은 견디기 어려웠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협상 실패 책임을 내부 압박과 정쟁으로 돌리는 부적절한 인식”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팩트시트가 아닌 ‘백지시트’였다”며 “트럼프에 의한, 트럼프를 위한, 트럼프의 무역 협정이었다”고 했다.
● “한중 관계 발전 흔들림 없이 이어갈 것”
이 대통령은 이번 주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등 7명과 민관 합동회의를 갖고 한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중관계 개선 의지도 강조했다. 한미가 핵잠 및 미국 군함 건조에 협력하기로 하는 등 중국 견제 동참으로 해석될 수 있는 합의가 팩트시트 곳곳에 담긴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 협력과 교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가기로 뜻을 모았다”며 “정부는 중국과의 꾸준한 대화를 통해 양국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길을 흔들림 없이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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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