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풍웡’이 필리핀을 강타하며 카말리간 현수교가 강풍에 크게 흔들리는 영상이 포착됐다. 1600㎞ 비구름대가 전국을 덮치며 5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뉴시스
필리핀을 뒤흔든 제26호 태풍 ‘풍웡’이 상륙하면서 카마리네스 수르 지역의 명물인 카말리간 현수교가 거센 비바람에 크게 흔들리는 영상이 포착됐다. 폭우와 돌풍이 교량 전체를 뒤흔드는 장면이 공개되자 현지 주민들은 물론 국제 사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 “종잇장처럼 흔들렸다”… 관광 명소 현수교의 위태로운 순간은
9일(현지시간) TTW 등에 따르면 남카마리네스 카말리간에 위치한 현수교가 풍웡의 강풍을 정면으로 맞으며 크게 요동쳤다. 현장 영상에는 폭우와 강풍이 교량 전체를 마치 종잇장처럼 흔드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뉴시스
카말리간 현수교는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포토 명소이자 지역 주민들에게는 강을 건너는 ‘생활 다리’다. 오랜 세월 지역을 지켜온 구조물이지만 태풍의 위력 앞에서도 견고함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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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00km 비구름, 50만명 이재민 남겨
기후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노후 인프라의 취약성을 드러낸 경고 신호라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유명 관광지조차 극한 기후 앞에서는 취약해질 수 있다. 현수교를 포함해 필리핀 각지의 노후 인프라에 대한 검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태풍 규모가 해마다 커지고 있어 주민 대피 시간과 구조 대응 방식 역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풍웡은 9일 루손섬에 상륙해 약 1600㎞ 길이의 거대한 비구름대를 몰고 필리핀 전역을 관통했다. 필리핀 민방위청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해안과 내륙 곳곳에서 홍수가 발생했고, 최소 5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침수와 도로 붕괴, 통신 장애 등 피해도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