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상환자 패혈증 진단 시 활용 패혈증 진단 검사 최대 5일 걸려 ‘항생제’ 사용 최소화 전략에 기여
화상으로 손상된 피부는 세균 감염의 주요 통로가 되어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림대학교의료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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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으로 손상된 피부는 외부 감염에 취약하다. 화상 부위 감염이 패혈증으로 이어지면 심각한 장기부전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최근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연구진이 화상환자의 패혈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은 화상외과 김도헌 교수(교신저자), 박선태 교수(제1저자), 허준 병원장, 윤재철 교수, 조용석 교수, 화상연구소 등 공동연구팀이 ‘프리셉신’이 화상환자 패혈증 조기진단에 유용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12일 밝혔다.
프리셉신은 감염에 대한 우리 몸의 초기 면역 반응을 보여주는 단백질 조각이다. 세균 등 병원체가 몸에 들어왔을 때 면역세포가 활성화되면서 분비되는데, 혈액 내 프리셉신 수치가 높아졌다는 것은 패혈증과 같은 감염에 대한 면역 체계가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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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2021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한림대한강성심병원 화상중환자실에 입원한 중증 화상환자 221명을 대상으로, 피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7가지를 동시에 측정하고 진단정확도를 비교·분석했다.
측정된 바이오마커는 ▲혈액 내 단백질 조각 ‘프리셉신’ ▲갑상선호르몬 전구물질 ‘프로칼시토닌’(PCT) ▲급성 반응 단백질 ‘CRP’ ▲영양 상태·중증도를 반영하는 ‘알부민’ ▲혈액 응고 시간 지표 ‘프로트롬빈 시간’(PT) ▲혈액 내 적혈구 비율 수치 ‘Hct’ ▲혈전 분해 산물 ‘디다이머’(D-dimer) 등 총 7가지였다.
그 결과 프리셉신의 진단정확도(AUC)가 0.810(0~1, 높을수록 정확)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혈액배양검사 대신 피검사만으로도 패혈증의 조기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혈액배양검사에서 세균이 검출되지 않은 음성패혈증 환자군에서도 진단정확도 0.846을 기록해 프리셉신이 다른 물질들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 이는 두 번째, 세 번째로 높게 나온 프로칼시토닌(0.752), CRP(0.692)에 비해 유의미하게 우수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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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항생제 최소화 전략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프리셉신 수치가 기준치(472pg/㎖) 이하여서 패혈증 위험이 낮은 것으로 확인되면 항생제를 조기에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항생제내성균 발생을 억제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허준 병원장은 “이번 연구는 화상환자에서 패혈증을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며 “향후 프리셉신을 활용한 진단 프로토콜을 실제 임상현장에 적용해 환자 맞춤형 치료와 항생제 관리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항생제’(Antibiotics) 8월호에 ‘화상 관련 패혈증에서 프리셉신의 진단 정확도와 항생제 조기 감량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