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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日총리 “독도는 역사적·국제법적 일본 고유의 영토” 주장

입력 | 2025-11-11 18:12:04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독도는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상으로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다케시마의 날’ 행사 참여에 대해서는 “양국의 리더십 하에 관리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출처=뉴스1)


과거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두고 “어정쩡하게 하니 한국이 기어오른다”는 발언을 해 ‘여자 아베’로 불렸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독도는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상으로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옹호하며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온 다카이치 총리가 다시 한 번 ‘영토 도발’을 반복한 것이다.

이 발언은 10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 질의응답에서 나왔다. 한 의원이 “독도 문제에 전혀 언급이 없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 영유권 주장을 했는가”라고 묻자, 다카이치 총리는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기본 입장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 “이웃 국가이지만 입장 달라”…외교적 언급은 회피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위원회에서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외교 전반에 대해 솔직한 의견 교환을 했다”며 “이웃 국가이기에 입장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발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이상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외교상 대화이므로 언급을 삼가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출처=뉴스1)

이번 발언은 지난 10월 30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한일 정상회담을 언급한 것이다. 

당시 다카이치 총리는 “한국은 일본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며 셔틀외교를 통한 협력 의지를 내비쳤지만, 독도 관련 질문에는 여전히 ‘일본 영토론’을 되풀이한 것이다. 

● “‘다케시마의 날’ 참석 여부는 적절히 판단”

그는 내년 2월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정부 대표를 파견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부 대표에 대해서는 적절히 대응하겠다. 양국 정상의 리더십 아래에서 제대로 관리하겠다”라며 명확한 답을 피했다. 

일본은 1905년 독도를 시마네현에 강제 편입하고, 2005년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해 매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2013년 이후에는 행사의 규모를 키워 차관급 고위공직자를 13년 연속 파견해왔다.

● “한국이 구조물 못 짓게 하겠다”…과거에도 동일한 주장

독도향우회와 독도재단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일본은 독도침탈 야욕을 명문화한 시마네현 고시 제40호 거짓 죽도의 날 조례를 즉각 폐기하라’ 기자회견을 갖고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출처=뉴스1)

독도에 대한 이 같은 입장은 당대표 선거 당시의 입장을 재차 반복한 것이다. 그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각료가 참석해야 한다.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또 2021년 효고현 의회 간담회에서는 “한국이 독도에 더는 구조물을 세우지 못하게 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사실상 ‘총리 지명 선거’로 여겨졌던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노린 정치적 발언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올해 9월 총리 지명 직전에도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장관이 당당히 나가면 된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독도 문제에 대한 정치적 이용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 “참배 안 하니 한국이 기어오른다”…야스쿠니 발언 논란도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내에서 ‘여자 아베’로 불릴 만큼 보수 성향이 강한 정치인으로 꼽힌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여러 차례 참배했으며, “고이즈미 전 총리가 8월 15일이 아닌 13일에 참배한 것은 잘못됐다”며 오히려 전범 찬양성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2022년에는 “참배를 중간에 멈추니 상대(한국)가 기어오른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번 독도 관련 발언 역시 이 같은 극우 지지층 결집용 패턴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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