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역 앞 475m ‘K라면 거리’ 변신 농심-구미시 손잡고 4년째 개최 당일 생산한 농심 제품으로 조리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
8일 경북 구미시에서 열린 ‘2025 구미 라면 축제’ 현장이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이번 축제에는 사흘간 총 35만 명이 다녀갔다. 농심 제공
7일 오후 찾은 경북 구미시 원평동 구미역 앞 ‘2025 구미 라면 축제’. 대학생 이승현 씨(22)는 어머니 최정윤 씨(53)와 함께 축제 첫해인 2022년부터 4년째 행사장을 찾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매년 빠지지 않고 축제를 찾는 이유로 ‘갓 튀긴 라면’을 꼽았다. 당일 새벽 인근 구미 공장에서 생산한 갓 튀긴 라면은 축제 현장에서 봉지째로 묶어 판매되거나, 현장 즉석요리로 활용되고 있었다. 그는 “작년에도 먹어봤는데 확실히 신선한 느낌이 들고 정말 맛있다”며 “봉지 라면은 두고두고 먹으려고 이번에 3세트나 샀다”고 했다.
농심과 구미시가 협업한 ‘구미 라면 축제’가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구미역 일대에서 열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 축제는 국내 라면 생산기지인 농심 구미공장을 기반으로 한 지역 대표 행사다. 올해도 사흘간 35만여 명이 라면 축제를 찾았다.
광고 로드중
이번 축제에서는 농심의 신제품도 공개됐다. 이달 24일 국내 정식 출시 예정인 ‘신라면 김치볶음면’으로, 단맛과 매운맛을 결합한 신조어 ‘스와이시(Swicy)’ 콘셉트를 적용한 제품이다. 농심 관계자는 “외국인에게 익숙한 단맛과 한국식 매콤달콤한 맛을 더했다”며 “올해 말 국내 소비자에게 먼저 선보이고 내년 농심의 글로벌 주력 제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다음 달부터 이 제품을 전 세계 70여 개국에 수출할 예정이다.
현장 곳곳에는 K라면을 즐기려는 외국인 관람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케데헌 콘셉트로 꾸며진 농심 부스 앞에서 인증샷을 찍거나 취식 공간인 ‘후루룩 라운지’에서 라면을 먹는 외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워킹홀리데이로 한국에 왔다가 이번 라면 축제를 찾았다는 튀르키예 출신 대학생 부켓 다르즈 씨(23)는 “중국인 친구가 신라면을 선물해 줘서 처음 먹어봤는데, 특유의 매운맛이 좋아 그때부터 K라면에 푹 빠지게 됐다”며 “오늘 축제에서도 매콤한 라면을 먹을 수 있어 기대된다”고 했다.
구미 라면 축제는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해 구미 라면 축제 방문객 수는 17만 명에 달했으며, 이 중 48%가 구미 외 지역에서 찾았다. 축제 기간 구미지역 소비 창출 효과는 15억 원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축제 기간에도 구미역 일대 상권에는 이른 아침부터 인파가 몰렸다. 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제윤희 씨(47)는 “평소 같으면 하루 종일 팔아도 남을 얼음 50kg이 오늘은 오픈 3시간 만에 다 동났다”며 “역 근처 상권이 많이 죽었는데 이번 축제로 매출도 평소보다 5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구미시에 있는 농심 구미공장에서 신라면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농심 제공
광고 로드중
농심 관계자는 “구미 공장은 농심의 기술력과 품질 철학을 상징하는 생산기지이자 글로벌 도약의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농심의 슬로건인 ‘Spicy Happiness In Noodles(라면에 담긴 매콤한 행복)’와 함께 세계인의 일상에 매운 즐거움을 전하겠다”고 했다.
구미=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