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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속내 쉽게 보여줘”…日 ‘대만 발언’ 우려 커져

입력 | 2025-11-11 13:55:00

“中 무력행사땐 존립위기 사태”
자위대 파병 가능 취지로 발언
전략적 모호성 어긋나…中 반발



[도쿄=AP/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자위대를 파병할 수 있다는 취지로 공개 발언한 데 대해 일본 언론이 오히려 억지력이 낮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1일 다카이치 총리가 자위대의 ‘집단 자위권’ 행사와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지 않았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구체적 예와 자위대 행동을 연결 짓는 논의를 국회에서 공공연히 하면 침략을 생각하는 상대에게 속내를 보인다”며 “답변에 속박돼 상황에 맞는 판단을 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전직 총리 중 한 명은 다카이치 총리 발언에 대해 “정부는 평상시 (대만 유사시를) 생각해 둬야 하지만, 겉으로 말해도 좋은 사안은 아니다”라고 닛케이에 말했다. 

‘반(反)중, 친(親) 대만’으로 평가받는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대만 유사시와 관련해 “(중국이) 전함을 사용해 무력행사를 수반한다면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본 정부가 ‘존립위기 사태’라고 판단하면 국회 승인을 거쳐 자위대의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일본 현직 총리가 공개적으로 이같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해당 발언을 한 이후 쉐젠(薛劍)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극언을 올렸다. 이에 일본 정부가 강력 항의하자, 중국 정부가 맞받아치는 등 양국은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국회 발언 당시 현대전에서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전함’을 여러 차례 언급한 점을 근거로 방위성이 준비한 답변을 참고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10일 중의원에서 대만 유사시가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는 기존 발언을 철회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반성한다는 측면에서 (존립위기 사태의) 특정한 경우를 가정해 명확히 말하는 것은 신중히 하고자 한다”고 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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