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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도 잦고 야근도 많다 보니 운동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네요. 식사도 외식 아니면 배달시켜 먹으니 아무래도 기름지거나 맵고 짠 게 많죠.”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최모 씨(36)는 키 176cm에 몸무게 84kg이다. 그는 체질량지수(BMI) 26.8로 비만에 해당한다. 최 씨는 “아내가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라도 맞으라고 해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30, 40대 한국 남성 절반 이상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전체적으로는 3명 중 1명이 비만이었다. 신체활동은 적고 배달 음식 등 고열량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서 한국 성인 비만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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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인 비만율은 2015년 26.3%에서 2024년 34.4%로 10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다. 남성 비만율이 41.4%로 여성(23.0%)보다 2배 가까이로 높았다. 특히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는 30대와 40대 남성의 비만율은 각각 53.1%, 50.3%에 달했다. 여성은 고령층인 60대(26.6%)와 70대(27.9%)에서 상대적으로 비만율이 높았다.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복부 지방이 쌓이는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인 비만율이 증가세를 보이는 이유로는 운동을 잘 하지 않는 습관이 가장 먼저 지목된다. 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중강도 신체활동을 하루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실천한 성인은 26.6%에 불과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 성인 신체활동 부족률은 31.3%인데 한국은 배에 가까운 58.1%에 달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남성의 경우 직장 생활을 하면서 운동량은 줄고 회식 문화를 경험하게 되면서 비만율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 음식, 패스트푸드 등 고열량 음식 섭취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금 30, 40대는 어린 시절부터 햄버거와 배달 음식에 익숙해지고, 걸어서 다니기보다는 차를 타고 다닌 세대”라며 “소아·청소년 때부터 국가가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마운자로,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약에 의존해 체중 감량을 손쉽게 시도해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하지 않을 경우 영양결핍, 근육량 감소, 골밀도 감소 및 대사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구토, 오심, 변비, 어지럼증 등 비만치료제 부작용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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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