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대미 투자 재원으로 쓸 외화자산, 4년에 1번꼴 손실…대미 투자 재원조달 차질 우려

입력 | 2025-11-09 14:04:00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은행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 2025.11.5/뉴스1

대미 투자 재원으로 쓸 외화자산의 위탁 운용 수익률이 4년에 1번꼴로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시장 상황에 따라 한국의 국부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여 대미 투자 재원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투자공사(KIC)가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IC는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11.7% 수익률을 거뒀다. KIC가 운용 중인 외화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2065억 달러에서 올해 9월 말 2276억 달러로 211억 달러 증가했다.

한미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은 연 200억 달러 한도로 총 2000억 달러를 미국에 현금 투자해야 한다. 정부가 한미 협상 과정에서 고려한 대미 현금 투자 재원 조달 방식은 크게 네 가지다. 한은이 KIC에 위탁한 외화자산 운용수익과 기재부가 KIC에 위탁한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운용수익, 한은 외자운용원의 자체 외화자산 운용수익, 외화 표시 채권 발행이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KIC 위탁 외화자산이다.

문제는 KIC가 전 세계 시황 등에 따라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KIC가 한은으로부터 10억 달러를 처음 위탁받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햇수로 20년 동안 모두 5차례에 걸쳐 운용 손실이 발생했다. 2008년과 2011년, 2015년, 2018년, 2022년 등에 손실이 있었다. 4년에 1번 꼴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직후인 2022년 수익률이 ―14.4%로 떨어졌었다. 이에 KIC 운용 외화자산 규모도 2021년 말 2050억 달러에서 2022년 말 1693억 달러로 357억 달러나 쪼그라들었다.

2014~2024년 KIC 운용 외화자산은 847억 달러에서 2065억 달러로 10년 동안 1218억 달러 증가했다. 평균 연 122억 달러 정도로 매년 200억 달러인 대미 투자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은 외자운용원이나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외화 표시 채권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미 투자 재원 조달을 둘러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운용 중인 외화자산 외에 정부의 또 다른 대미 투자 재원 조달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운용 중인 외화자산은 위험자산에도 투자돼 있어 확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즉, 대미 투자금을 충분히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인데 정부 차원에서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