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해체중 붕괴 2명 구조, 7명 매몰…매몰 2명은 위치 확인 인력 200여명 장비 62대 투입해 구조작업 인접 타워도 붕괴 위험…구조 더딘 상황
6일 오후 울산 남구 용잠로 울산화력발전소 내 구조물이 붕괴돼 있다. 이 사고로 근로자 7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6일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내 울산화력발전소에서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가 붕괴된 순간,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한 목격자는 “20층은 되는 거대한 건물이 순식간에 주저앉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붕괴 충격으로 일부 잔해가 인근 해안도로까지 튀었다”고 말했다.
기자가 찾은 현장은 철골이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구조물이 내려앉아 마치 폭격을 맞은 듯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을 전면 통제하고 있었고, 대형 크레인과 소방차, 구급차 등 구조 장비가 잇따라 현장으로 들어갔다. 소방관들은 먼지와 철골 더미 속을 바쁘게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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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대형 구조물이 무너져 작업자 7명이 매몰되어 있다.2025.11.06. 울산=뉴시스
소방당국은 1시간여 뒤 붕괴현장에 매몰된 2명의 위치를 확인해 오후 8시 현재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중 1명은 의식이 있으나, 다른 1명은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다. 나머지 5명은 여전히 구조물 아래에 매몰돼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위치가 특정되지 않아 수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사고 현장 인근에서 만난 한 노부부는 기자에게 “45살 아들이 사고를 당했다고 들었는데, 사고 현장이 어딨는지 아느냐”고 물으며 울먹였다.
● 발파 전 ‘취약화 작업’ 도중 붕괴
6일 오후 울산 남구 용잠로 울산화력발전소 내 구조물이 붕괴돼 있다. 이 사고로 근로자 7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2025.11.6.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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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는 HJ중공업으로, 작업자 9명은 협력 발파 전문업체 소속이다. 이 중 1명은 정직원, 8명은 계약직이다. 일부 방호망과 매트가 설치돼 있었으나 충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물망과 매트 등 일부 방호 조치는 이뤄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작업자들의 전문성과 숙련도 등 자격 여부, 안전교육 이행 등에서 문제가 없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 국가소방동원령 발령…700t 크레인 등 총력 구조
행정안전부는 오후 3시 13분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인명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소방당국은 인력 200여 명과 장비 62대를 투입했다. 700t급 크레인 1대를 포함해 크레인 5대, 굴삭기 등이 투입됐고, 구조견과 드론, 야간조명차, 응급헬기도 동원됐다.
그러나 추가 붕괴 우려로 구조는 더딘 상황이다. 소방 관계자는 “잔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 번에 들어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분 절단과 해체를 병행하며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인접한 4호기 역시 구조적 손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돼 구조대는 충분한 거리를 두고 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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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가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에서는 최근 5년간 39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올해 1~8월에만 6건이 보고됐으며, 대부분 사고·부상 사례였지만 최근에는 사망 사고도 있었다.
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