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비즈니스포럼 2025] AI-경영학 접목 연구 권위자 톰 데이븐포트 美뱁슨대 교수 “시류만 좇아선 가치창출 어려워 분석형-생성형-에이전트형 AI… 유형별 차이 이해한 후 선택을 AI 도입만 하면 생산성 향상은 착각… 가치 창출 출발점은 실험과 측정”
미국 뱁슨대의 톰 데이븐포트 교수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기업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비즈니스를 혁신하도록 돕고 있다. 옥스퍼드대 객원교수, 매사추세츠공대(MIT) 디지털 경제 이니셔티브 연구원, 딜로이트 컨설팅 그룹 AI 선임 고문 등을 맡고 있다. 톰 데이븐포트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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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빅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분석과 경영학을 접목한 연구로 피터 드러커, 톰 프리드먼과 함께 세계 3대 경영사상가로 꼽히는 톰 데이븐포트 뱁슨대 교수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에이전트형 AI에 대한 과대 광고가 넘쳐나고 생성형 AI가 시장을 뒤흔들고 있지만 시류만 좇는 기업은 AI에 투자해도 가치(ROI)를 만들어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비즈니스 리더가 분석형, 생성형, 에이전트형 등 AI의 유형과 그 기본적인 차이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이해 없이는 AI가 조직과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어떤 유형의 AI로 대응해야 할지 파악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 AI 유형별 차이 정확히 이해해야
12월 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동아비즈니스포럼 2025’에 기조 연사로 참여하는 데이븐포트 교수는 빅데이터의 창시자로 불릴 정도로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혁신과 관련해 독보적인 연구 성과를 낸 학자다. 그에 따르면 세 가지 AI 유형은 조직 내 AI 활용이 얼마나 성숙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다. 그는 “아직 조직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는데 리더가 최신 기술만 고집하는 오류가 자주 눈에 띈다”며 “분석형 AI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 경우에도 경쟁 우위를 잃거나 시장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불안감에 생성형이나 에이전트형을 쓰려는 리더가 많다”고 말했다. 데이븐포트 교수에 따르면 분석형 AI는 ‘판단’, 생성형 AI는 ‘표현’, 에이전트형 AI는 ‘행동’을 담당한다. 기업의 AI 활용 성숙도는 의사 결정을 최적화하는 분석형에서 콘텐츠와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생성형을 거쳐 자율적으로 과제를 수행하는 에이전트형으로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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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치 창출의 시작은 실험과 측정
데이븐포트 교수는 특히 최근 리더들이 에이전트형 AI에 대한 ‘과장된 약속’과 씨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가 콘텐츠를 생성하는 도구를 넘어 실제 업무를 함께 수행하는 동료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전 세계가 흥분하고 있다”며 “초기 에이전트형 AI는 내부의 작고 구조화된 과제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관리(HR) 시스템에서 휴가를 예약하거나 비밀번호 변경을 돕는 등 간단한 업무에는 빠르게 도입되겠지만 은행 거래 등 고객이 실제로 돈을 쓰는 접점에 투입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AI 유형별 핵심성과지표(KPI)와 측정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분석형 AI는 의사 결정의 속도와 품질, 생성형 AI는 생산성과 콘텐츠 품질, 에이전트형 AI는 프로세스 주기 시간, 고객 만족도 등을 측정해야 한다”며 “통제된 실험을 통해 AI 적용 전후 혹은 인간의 개입 여부에 따른 성과를 비교해 구체적인 ROI를 증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AI의 ROI는 단순히 금전적 수익이 아니라 조직이 학습하고 결정하며 성과를 내는 방식을 ‘측정 가능하게 개선하는 것’이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생성형 AI를 도입하면 자연히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며 “진짜 이익을 내려면 콘텐츠 품질까지 세심하게 살피며 측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로 성과를 내기 위한 시작이 바로 측정하고 실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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