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 6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8.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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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측 선물 샤넬 백 2개를 받았다고 처음 시인했다. 김 여사 변호인단은 5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전 씨로부터 두 차례 가방 선물을 받았다. 부적절한 처신으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전 씨가 샤넬 백과 함께 건넸다고 진술한 6200만 원 상당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선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는 올 4월 말 샤넬 백 수수 의혹이 불거진 이후 189일간이나 이를 부인해왔다. 이제 와서야 거짓말이었다고 인정한 건 최근 전 씨의 태도가 바뀐 뒤 새로 만든 재판 전략이란 시각이 많다. 그간 통일교 측 선물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해왔던 전 씨는 지난달 재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전후 김 여사 측에 전달한 게 맞다고 실토하면서 실물까지 특검에 제출했다. 김 여사가 처음엔 선물을 꺼리다가 두 번, 세 번 이어지자 쉽게 받았다는 진술도 내놓았다. 수수 사실을 전면 부인해봐야 인정받기도 어렵고, 재판에 득이 될 것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김 여사는 샤넬 백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을 뿐 대가성은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청탁의 대가로 주고받은 것이 아니라 단순한 선물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2000만 원짜리 명품백을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주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더구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은 건진법사를 통해 김 여사 측에 YTN 인수, 캄보디아 개발원조 사업 등에 관한 청탁을 전달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냥 순수한 호의로 알고 이런 고가의 선물을 덥석 받았다는 사실을 믿으라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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