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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망가졌다” 고졸에 월급 780만원…美팔란티어 파격실험

입력 | 2025-11-05 11:57:00

AI기업 CEO “대졸? 상투적 말만 반복…뽑아서 뭐하나”
산업기술 발전 속도 못 따라가는 대학에 ‘무용론’ 확산
“능력우선” 우수 고졸 인재 뽑아 성과따라 정규직 전환



미국 AI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Palantir)가 고교 졸업 직후 학생 가운데 우수 인재를 대학 학위 없이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능력주의 펠로십(Meritocracy Fellowship)’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WSJ 캡처) ⓒ뉴시스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팔란티어(Palantir)가 ‘대학이 망가졌다’며 고등학교 졸업생들을 펠로십으로 선발했다. 펠로십은 인턴과 신입사원의 중간 형태인 단기 직책이다. 4개월 동안 월 5400달러(약 780만 원)의 급여를 받으며 실제 업무에 참여한 뒤 정규직 전환 기회가 주어진다.

2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대학 교육이 낭비일 수 있다며 고교 졸업생 가운데 우수 인재를 대학 학위 없이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능력주의 펠로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10대 고교 졸업생 500명 이상이 지원해 22명이 선발됐다.

펠로십 1기생들은 4주간 서양 문명, 미국 역사, 사회운동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세미나를 수료한 뒤 실무팀에 배치돼 병원, 보험사, 방위산업체, 정부 기관 등 다양한 고객사와 접촉하며 실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4개월 근무 후 성과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될 기회를 얻는다.

해당 프로그램 진행 배경에는 알렉산더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의 ‘대학 무용론’이 자리하고 있다. 카프 CEO는 하버퍼드 칼리지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스탠퍼드대에서 법학 학위를 받았지만, 대학 졸업자를 채용하는 관행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요즘 대학생을 뽑는다는 것은 상투적인 말만 반복하는 사람을 고용하는 것과 같다”며 “기존 대학 제도는 더 이상 유능한 인재를 길러내는 신뢰할 만한 절차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기술기업 전반의 채용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대학 교육이 산업계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불신 속에서 테슬라와 애플 등의 기업은 채용 시 학위를 필수 조건으로 두지 않는 사례를 늘렸다.

팔란티어 펠로십에 선발된 마테오 자니니(18)는 브라운대에도 동시 합격했다. 특히 브라운대에 진학할 경우 국방부 전액 장학금까지 받게 된다.

그러나 자니니는 팔란티어를 선택했다. 그는 “굳이 대학 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팔란티어는 AI 솔루션 업체로, 처음에는 국방부 용역을 주로 했으나 최근 월가에 AI 열풍이 불자 민간 기업에도 용역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월가에서 가장 잘나가는 AI 업체로 손꼽힌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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